•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최숙현 폭행 등 가혹행위 주도한 팀닥터 어디 있나

등록 2020.07.03 11:57: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감독과 고향 선후배…지병이유로 인사위 참석안해

경주시청 선수단 소속 아니라 청문대상에서 빠져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도 없는것으로 알려져

故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故 최숙현 선수의 유골함.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가혹행위를 한 팀닥터(40대 후반)의 행방이 묘연하다.

3일 경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최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팀닥터는 경북 경산에 거주 중으로 전날부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팀닥터는 지난 2일 경주시체육회에서 열린 인사위원회에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팀닥터와 인사위원회에 출석한 감독은 고향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팀닥터가 지병인 암이 재발해 출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최 선수 가혹행위의 주도적 인물로 알려진 팀닥터는 선수단 소속이 아니어서 청문 대상에서 빠졌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팀닥터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이 없고 선수가 전지훈련 등을 할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일시 고용한 사람이다"며 "선수단 소속이 아니고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데 앞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여 회장은 "팀닥터의 구타 증언이 계속 나오고 실질적으로 폭행에 연루된 사람은 팀닥터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선수단 간 폭행은 없었다고 하고 감독 역시 폭행을 시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서도 최 선수의 사건을 접수한 뒤 경찰출신 조사관이 직권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를 비롯해 최 선수와도 연락이 잘 닿지 않아 사건 조사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2월 최 선수가 경찰에 고소한 감독과 팀닥터, 선배 2명 중 팀 닥터는 체육회 등록된 관계자가 아니므로 처벌이 힘들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2020.07.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2020.07.02. [email protected]

팀 닥터는 감독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인물이므로 제대로 된 처벌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선수의 유족들은 경찰과 체육회의 이 사건에 대한 미온적 대처에도 울분을 토했다.

유족들은 최 선수의 폭언 및 폭행 등 가혹행위를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은 것은 물론 경찰 형사고소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신고, 철인3종협회 진정도 시도했다.

지난 5월에는 최 선수의 바람으로 지인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최 선수 아버지는 "수사기관에서도 운동선수 폭행은 다반사다"며 "벌금형 정도 나올 거고 처벌수위가 약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 "숙현이가 이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며 "결국 변호사를 선임하자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부산의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최 선수는 숨지기 전 수년 동안 자신이 당한 폭행 현장의 녹취록을 모았다. 이 녹취록에는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최 선수가 휴대폰을 이용해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 등이 담겨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