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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노조 "셧다운·희망퇴직 유도한 제주항공이 M&A 파탄냈다"(종합)

등록 2020.07.03 12: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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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애경 본사 앞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 열어

"셧다운·희망퇴직, 기업결합심사 위해 유도해" 주장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본사 앞에서 열린 '구조조정·임금체불 지휘해 놓고 인수거부! 파렴치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03.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본사 앞에서 열린 '구조조정·임금체불 지휘해 놓고 인수거부! 파렴치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M&A)이 좌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당초 제주항공 측에서 이스타항공에 '셧다운'(운항 중단)과 희망퇴직을 유도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애경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M&A 과정에서 지난 3월 모든 국제선·국내선 노선을 셧다운했으며, 지난 4월부터는 계약직 직원을 포함해 약 350명 가량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스타항공이 M&A 과정에서 결정한 전 노선 운항 중단, 구조조정 결정은 제주항공이 유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최근 입수한 녹취파일에 따르면 지난 3월20일 당시 제주항공 사장이었던 이석주 AK홀딩스 사장은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과의 통화 중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통화에서 최종구 사장이 "국내선은 가능한 운항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하자 이석주 사장은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했다고 한다.

또한 최 사장이 "희망퇴직자에겐 체불임금을 주지만 나머지 직원은 제주항공이 줘야 하지 않겠나.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라고 하자 이 사장은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노조는 해당 통화와 관련해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희망퇴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었으며, M&A 작업 마무리를 위한 기업결합심사를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본사 앞에서 열린 '구조조정·임금체불 지휘해 놓고 인수거부! 파렴치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03.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애경본사 앞에서 열린 '구조조정·임금체불 지휘해 놓고 인수거부! 파렴치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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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노조는 체불 임금과 관련해 제주항공이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셧다운 이후 매출을 내지 못하며 경영난이 극심해졌고, 2월부터 5개월째 직원들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현재까지 체불이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체불임금을 놓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서로에 책임을 물어온 상황이다.

박이삼 이스타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제주항공이 MOU 체결 후 자신들이 구조조정을 지시해 왔고, '코로나19로 인한 책임은 계약과 무관하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놓고도 3월 이후 발생한 부채를 이스타항공이 갚으라니 날강도나 다름없다"라며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려 인수매각을 파탄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구조조정 작업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았고, 셧다운으로 손실을 줄이지 못해 부채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즉, 이스타항공의 자금난이 심각해진 데는 제주항공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노조 "M&A 무산 시 파산…제주항공도 비판 면치 못할 것"

한편, 이날 노조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이 무산될 시 회사 측은 파산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이 코로나19와 인수매각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채, 제주항공이 인수를 거부한다면 정부 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파산 말고는 다른 길은 없다"라며 "이때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고의로 파산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종구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6.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와 김유상 전무가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종구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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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스타항공 측은 지난달 30일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스타홀딩스 지분 포기 선언에 따른 매각대금 삭감 효과액을 약 200억원으로 추산해 제주항공에 전달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보낸 공문 등을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한 결과,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 등을 포함한 선결 조건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 1일 "3월 이후 발생한 채무에 대해 영업일 기준 10일 내에 해결하지 않으면 인수계약은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답변을 보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열흘 안에 출분한 자금을 확보할 여력이 없어, 사실상 인수전 무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노조는 제주항공이 지난 5월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운수권 배분에서 정책적 특혜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선 상황을 통해 11개 노선을 배분받을 수 있었단 것이다.

노조는 제주항공을 규탄하고 정부의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 피켓팅 등 투쟁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오는 4일 오후 2시 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이후 시민단체들과 대책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조만간 이 의원과 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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