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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③]'마이카 시대' 열리고 여가문화 스타트

등록 2020.07.05 06:00:00수정 2020.07.13 09: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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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업→중화학공업 산업 재편…고속성장 원동력

도시화·현대화 가속화…전국 하루 생활권 본격화

1980년대 '마이카 시대' 개막…관광·여가문화 시작

고속도로 휴게소, 휴식공단 넘어 복합생활공간으로

[서울=뉴시스]경부고속도로 대전육교 교량공사 당시 모집.(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서울=뉴시스]경부고속도로 대전육교 교량공사 당시 모집.(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서울과 부산을 잇는 428㎞ 경부고속도로 개통은 이동 시간 단축 의미를 넘어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 됐을 뿐 아니라 여가문화를 정착시키고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구조 재편…고속 성장 원동력

'한강의 기적'이라 부르는 산업화는 경부고속도로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통해 기존 도로로는 15시간이 걸리던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이동 시간이 4시간30분대로 크게 단축됐다. 이로 인해 물류수송 능력이 획기적으로 늘어나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1960년대 경공업 위주에서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으로 재편이 가속화됐다.

1970년 90억 달러였던 국내총생산(GDP)은 1975년 217억 달러로 증가했고, 2018년에는 1조6000억 달러로 성장했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 또한 1970년 280달러에서 2018년 3만600달러로 급증했다. 경부고속도로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최빈국으로 전락했던 우리나라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일으켜 세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건설한 것도 우리나라에 큰 자산이 됐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축적한 토목기술은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으로 연결돼 외화획득을 통한 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 1970년 13만대가 채 되지 않던 자동차 보유대수는 2018년 2320만대를 넘어서며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세계 5위권으로 올려놓는 계기로 작용했다. 

◇도시화·현대화 가속화…하루 생활권 본격화

경부고속도로는 한국사회의 도시화·현대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경부축을 따라 자동차, 제철, 정유 등 산업단지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생산 활동 인구가 대도시로 빠르게 유입됐다. 서울~부산간 고속버스 노선이 개통되고 경부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지방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전국 하루생활권이 가능해졌고, 지역 간 정보·문화 전파도 빠르게 이뤄지면서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1973년 호남남해고속도로, 1975년 영동동해고속도로, 1977년 구마고속도로를 개통하며 전국적인 교통망을 갖춰 나갔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교통량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정부는 늘어나는 교통량을 수용하기 위해 1980년대 들어서는 88올림픽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 신규 고속도로를 개통하고 기존에 건설된 고속도로는 확장공사를 추진하면서 하루생활권 시대가 본격화됐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③]'마이카 시대' 열리고 여가문화 스타트


◇마이카 시대 개막…여가문화 확산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1980년대 들어 이른바 '마이카(my car) 시대'가 열렸다.

1980년대 초 자가용을 굴리는 사람이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지만 1980년대 후반 들어서는 자동차 소유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1976년 출시된 포니를 시작으로 엑셀, 엘란트라, 프라이드, 르망, 스텔라 등이 잇따라 출시돼 수십만대씩 팔렸다. 이는 자연스럽게 관광과 여가 문화로 이어졌다. 주말과 휴가철에는 가족과 함께 국내 곳곳을 여행하는 차량들이 전국의 도로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교통체증'과 '주차난'도 이 때쯤 처음 등장했다. '명절 귀성', '전세버스', '명승지 관광', '휴게소', '톨게이트', '고속도로 순찰대', '수학여행' 같은 단어들도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생겨난 것들이다.  
 
고속도로가 여가문화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인 문화적 자산인 셈이다.

◇휴게소, 휴식공단 넘어 복합생활공간으로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지친 몸을 쉬어가는 휴게소는 추풍령휴게소 상·하행선이 1971년 1월 1일 최초로 개설됐으며, 이후 주유소와 화물차전용휴게소 등이 차례로 생겨났다. 최근에는 휴게소가 단순한 휴식공간을 넘어 쇼핑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생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과거 위생수준이 높지 않았던 화장실은 호텔 수준으로 개선됐다. 

쇼핑, 레저, 문화, 식도락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한 휴게소는 경유지가 아닌 하나의 목적지가 됐다.

경기도 이천시 영동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진입 가능한 덕평 자연휴게소는 다양한 휴게공간, 먹거리, 쇼핑시설로 유명한 곳이다. 우주타워 전망대도 있다. 경기 시흥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진입 가능한 시흥하늘휴게소는 고속도로 위에 떠 있는 복합쇼핑몰로 불린다. 왕복 10차선 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3층 전문식당가는 고급 레스토랑을 뛰어넘는 조망권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 양양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진입 가능한 내린천휴게소는 커다란 우주선 모양을 하고 있다. 건물 내 창가 쪽 자리와 옥상전망대에서는 내린천과 방태산을 한눈에 볼수 있어 명소로 꼽힌다. 충남 당진시 서해안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진입 가능한 행담도휴게소도 항상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평택과 당진을 잇는 행담도 다리 아래 위치한 휴게소는 서해대교를 배경으로 해질녘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방송을 통해 휴게소 먹방 신드롬이 일면서 휴게소 맛집을 찾아다니는 하나의 고속도로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도 매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을 선정하고 'EX-FOOD'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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