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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학당' 조롱감으로 전락한 대전시의회

등록 2020.07.03 16:44:43수정 2020.07.03 17: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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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투싸움에 두 차례 투표서 11:11 동수

[대전=뉴시스] 3일 오전 제8대 대전시의회의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제1차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뉴시스] 3일 오전 제8대 대전시의회의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제1차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대전시의회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놓고 세대결을 거듭하면서 '봉숭아학당' 소리를 듣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3일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권중순(중구3·3선) 시의원이 단독 입후보한 가운데 투표를 했다.

권 후보는 지난달 25일 민주당 의원총회를 통해 의장후보로 선출됐고, 의원 22명 가운데 21명이 민주당 소속이어서 사실상 내정된 분위기였으나 반전이 있었다.

오전에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재적의원 22명 투표에 참여했는데 권 의원이 11표, 무효표 11표가 나와 부결되는 상황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종천 의장은 투표가 종료된 뒤 의사담당관이 전해준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권 의원이 11표, 무효표 11표가 나와 의장에 당선됐다"고 말해버렸다. 권 의원이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작성된 시나리오 문구를 읽은 것.

김 의장은 이내 발언을 취소하고, 2차 투표를 진행하기로 하고 정회에 들어갔다. 정회 동안에는 부결에 따른 재투표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의원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논란 끝에 점심식사 후 3시 30분께 2차 투표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감표위원 교체를 두고 이견이 오갔다.

1차 투표의 감표위원은 이종호(동구2), 윤용대(서구4) 의원이었는데,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권중순 후보에 맞서 의장에 도전하던 사람이었다.

이에 권 의원을 지지하는 김찬술(대덕구2) 의원이 "새 투표이니 감표위원을 교체하자"고 주장했고, 이에 맞서 윤종명(동구3) 의원도 "감표위원들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겠느냐"며 반대하자 투표를 벌여 12대 10으로 감표위원 교체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김 의장이 무작위로 감표위원을 뽑았는데 우승호(비례) 의원외에 윤용대(서구4) 의원이 또 감표위원으로 뽑혔다. 그러자 김 의장은 사회를 보면서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2차 투표결과도 1차 투표와 같이 11:11이 나와 부결됐다. 1차 투표후 점심시간을 이용한 찬반 양측의 의견조율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는 전반기 의원간 합의에 따라 최다선인 3선 가운데 전반기 의장은 김종천, 후반기는 권중순 의원이 맡고,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의원은 후반기에 보직을 맡지 않는다는 2가지 원칙을 두고 이견이 나오면서 치열한 감투싸움이 빚어낸 결과다.

초선의원과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의원들은 대체로 권 후보를 밀고, 전반기 위원장을 지냈던 의원 상당수는 후반기 의장이나 부의장, 상임위원장에 또 도전하기 위해 권 의원 당선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결국 선거일을 새로 지정하고 다시 선거를 하게 된다. 이날 의장선거 직후 실시할 예정이던 부의장단 선거도 무산돼 일정을 새로 잡아야 한다.

이를 두고 시의회 안팎에선 "봉숭아 학당과 다름없다"거나 "폐지된다는 개그콘서트를 대전시의회가 부활시켰다"는 냉소가 흘러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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