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여권 실세 통일장관, '백척간두' 남북 관계 돌파구 만들까

등록 2020.07.03 17:29: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김연철 사의 표명 17일 만에 신속히 인사 단행

남북 긴장 최고조 속 인적 쇄신으로 반전 모색

여당 원내대표 출신…대북정책 추진력 기대감↑

인사청문회 거쳐야 해 당분간은 공백 불가피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통일부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율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07.03. mangusts@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통일부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율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후임으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대북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남북 경색 국면에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새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이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의원은 현장과 의정 활동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간 신뢰 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화해,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또 "이 의원은 의원 재임 시에도 개혁성과 탁월한 기획 능력,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언급했다. 돌파력을 갖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현 남북 경색 해소에 적격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의원을 새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내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을 결성해 초대 의장을 맡은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의 대표격인 인물이다.

그는 고(故)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계보(GT계)로 국회에 입성, 17·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민주화 운동 이력을 살려 노동, 인권 관련 의정 활동을 활발히 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민주당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남북관계 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통일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20대 국회 때는 전·후반기 모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대북·통일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오전 통일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연락사무소 간 개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0.06.0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오전 통일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연락사무소 간 개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0.06.09.    [email protected]

이 의원은 현재 민주당 내 핵심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리더로 20대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은 여권 실세이기도 하다.

그간 여권에서는 이 의원을 비롯한 중진 정치인을 새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임자들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조명균, 김연철 장관은 각각 관료, 학자 출신으로 대북 정책의 철학 면에서는 인정받았지만, 관료 사회에 매몰되거나 통일부 장악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새 통일부 수장이 돼 대북 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고, 이 의원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 의원은 남북관계가 2018년 이후 형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무색하게 할 만큼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은 때에 통일부 장관을 맡게 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달 4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한 우리 정부를 비난하며 초강경 공세에 돌입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통신망을 차단하는 등 북한은 행동으로 긴장 수위를 높였다.

또 대남 전단 맞살포, 금강산·개성공단 군부대 전개, 군의 비무장지대 철수 민경초소(GP) 재진출, 1호 전투근무체계 격상 및 접경지역 훈련 재개 등 추가적인 대남 행동 계획까지 밝히며 남북관계에 파국을 예고했다.

[서울=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모습을 17일 보도했다. 2020.06.17.

[서울=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모습을 17일 보도했다. 2020.06.17.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4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함으로써 남북 긴장은 일시적으로 가라앉았지만, 한반도와 주변국의 정세에 따라 위기는 언제든 다시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이 같은 북한의 대남 태도를 변화시키고 대화를 복원해야 하는 중책을 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한미 엇박자 논란도 함께 뚫고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측이 미국의 대북제재 틀에 갇혀 남북 정상간 합의 사항 이행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원인이라고 거듭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지 17일 만에, 신속하게 후임 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남북관계가 백척간두에 선 가운데 장관직을 오랫동안 공석으로 둘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라 최소 이달 말까지는 장관 공백 기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