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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업적 과시할 평양종합병원 건립, 10월 완공 만만찮네

등록 2020.07.05 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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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노동당 시대의 기념비적 창조물"

일본 도쿄신문 "해외 주재원 상납금 거둬"

자재 공급 부족, 노동환경 열악 등 파열음

성기영 "완공해도 의료 인프라 구축은 별개"

[서울=뉴시스] 지난 2일 평양종합병원 건립 현장. 2020.07.05. (사진=노동신문 캡처)

[서울=뉴시스] 지난 2일 평양종합병원 건립 현장. 2020.07.05. (사진=노동신문 캡처)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자신의 업적으로 삼으려는 평양종합병원 건립이 차질을 빚으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자금 부족에 가혹한 노동환경 등 각종 문제가 드러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목표로 한 10월 완공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북한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은 5일 사설에서 "우리 당은 뜻깊은 올해의 방대한 투쟁과업들 중에서도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선차적인 과업으로 제시하고 중단 없이 내밀고 있다"며 "인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것은 우리 당에 있어서 조건의 유리함과 불리함에 관계없이 확고히 틀어쥐고 실행해야 할 최급선무, 가장 영예로운 혁명사업"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현대적인 병원을 세상이 보란 듯이 훌륭하게 일떠세워 우리 인민의 무병 무탈을 위한 귀중한 재부를 창조하고 사회주의 보건제도를 공고 발전시키는 데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우리 당의 결심과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건축공사가 일정계획대로 추진되는 데 맞게 시공 부문, 자재보장 부문, 운영준비 부문에서 자기의 역할을 잘해야 평양종합병원이 우리 당의 인민관이 완벽하게 구현된 노동당 시대의 기념비적 창조물로 일떠서게 된다"며 "수도의 한복판에 솟아오르게 될 평양종합병원은 적대세력들의 압살책동을 무력화시키며 더 좋은 내일을 향해 힘 있게 전진하는 우리 조국의 기상과 우리 혁명의 굴함 없는 형세를 과시하는 기념비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일 평양종합병원 건립 현장. 2020.07.05. (사진=노동신문 캡처)

[서울=뉴시스] 지난 2일 평양종합병원 건립 현장. 2020.07.05. (사진=노동신문 캡처)

노동신문 기사에서는 병원 건립을 앞당겨야 한다는 조급함도 읽힌다.

신문은 "평양종합병원건설에 더 큰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건설에 동원된 시공 단위들에서는 당이 바라는 대로 기념비적 창조물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기 위한 충성의 돌격전, 과감한 전격전을 벌려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중앙부처와 공장, 기업소에는 시멘트와 철강재, 목재 등 공사에 필요한 자재와 설비들을 최우선적으로 보급하라고 촉구했다. 또 보건성에는 의약품과 소모품, 각종 설비들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건립 공사가 김 위원장이 바라는 대로 순조롭게 이뤄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평양=AP/뉴시스]북한 당국이 18일 제공한 사진 속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평양 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종합병원 건설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건설사업보다 우선 추진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공사를 끝낼 것"을 지시했다. 2020.03.18.

[평양=AP/뉴시스]북한 당국이 18일 제공한 사진 속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평양 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종합병원 건설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건설사업보다 우선 추진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공사를 끝낼 것"을 지시했다. 2020.03.18.

일본 도쿄신문은 이날 북한이 올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평양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해외 주재원으로부터 1인당 100달러 이상의 상납금(上納金)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일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종합병원 공사장에서 혹독한 노동을 견디지 못한 군인들이 부대를 이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방송은 이탈리아와 독일 등에서 수입하려던 건축자재의 통관이 코로나19 탓에 늦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도 최근 야간작업에 투입된 군인이 현장에서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17일 열린 평양 대동강구역에서 열린 평양종합병원 기공식 장면.(출처=노동신문) 2020.03.18.

[서울=뉴시스] 17일 열린 평양 대동강구역에서 열린 평양종합병원 기공식 장면.(출처=노동신문) 2020.03.18.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양종합병원을 완공하더라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남북 연락채널 차단과 북한의 의도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남은 기간 동안 건물을 완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병원 장비와 의료진 등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평양종합병원 건립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김정은 위원장의 위신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 3월17일 착공식 당시 김 위원장은 완공 시점을 당 창건 기념일인 10월10일로 정했다. 완공이 늦춰지면 김 위원장을 바라보는 북한 주민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최근 북한 내 경제난 심화와 맞물려 민심 이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성 위원은 "(북한) 국내적으로 2020년은 7차 당대회(2016년)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완성하는 해인 동시에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경제 분야 성과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이미 지난해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주요 정치행사에서 경제발전 5개년 전략 관련 언급이 사라진 것에서 보듯 인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경제적 성과는 미미한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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