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클럽 이후 국내 코로나19, GH그룹…"3~4월 해외유입이 유행 주도"(종합2보)

등록 2020.07.06 19:01:2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526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333건 'GH' 그룹

클럽·쿠팡·리치웨이 등 수도권 사례 GH로 분석

대전 방판·광주 광륵사 사례서도 같은 GH 나와

[서울=뉴시스]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후 대전, 광주 등에서 나타난 집단감염이 같은 계통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후 대전, 광주 등에서 나타난 집단감염이 같은 계통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쿠팡 물류센터와 '리치웨이', 교회 모임 등 수도권은 물론 대전 방문판매업체와 광주 광륵사 등을 집단감염 시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5월 이태원 클럽과 같은 계통인 것으로 분석됐다.

방역당국은 2~3월 대구·경북에서의 유행을 차단한 반면, 최근 수도권에 이어 대전과 광주 지역으로의 확산은 3~4월 유럽·미국 등 해외 유입을 통한 바이러스가 유행을 주도 중이라고 이번 결과를 해석했다.

◇국내 확진자 526명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6일 오후 2시10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 추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해당 사례의 지표환자 등에 대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전자와 해당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에서 아미노산 종류에 따라 기존 S, V, G 등 3개 그룹(clade)으로 분류했다.

WHO가 운영하는 유전자 정보사이트(GISAID)는 G 그룹을 G, GR, GH 그룹으로 세분화하고 중국 우한 분리주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L 그룹에 기타까지 더해 S, V, L, G, GH, GR, 기타 등 7개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와 V 그룹은 발생 초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됐고 최근 유럽과 북미,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선 G, GR, GH 그룹이 유행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526건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333건(63.3%)이 GH 그룹이었고, V 그룹 127건(24.1%), S 그룹 33건(6.3%), GR 그룹 19건(3.6%), G 그룹 10건(1.9%), 기타 4건(0.8%) 등이다.

정 본부장은 "지난 4월초 이전에는 S, V 그룹이 확인됐으나 4월초 경북 예천과 5월초 이태원 클럽 발생 사례부터 대전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관련 사례를 포함한 최근 발생사례에서는 GH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클럽서 나온 'GH 그룹', 수도권·대전 방판·광주서도

4월말과 5월초 연휴를 지나면서 확인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을 포함해 이후 대전 방문판매업체와 광주 광륵사 관련 집단감염까지 최근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는 333건으로 가장 많이 분석된 GH 그룹이다.

5월6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태원 클럽 사례를 포함해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리치웨이 ▲군포·안양 목회자모임 ▲삼성서울병원 ▲원어성경연구회 ▲행복한 요양원 ▲KB 콜센터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양천구 운동시설 ▲성심데이케어 ▲부천 구성심리상담소 ▲서울시청역 안전요원 ▲마포구급대원 등 수도권의 대표적인 집단감염들이 GH 그룹에 해당한다.
 
특히 6월 중하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대전 꿈꾸는교회와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관련 금양빌딩과 제주도 여행자 모임 사례 등도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GH 그룹으로 판명됐다.

4월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예천과 대구 달서구 일가족 집단감염 등 영남권 사례, 미국과 유럽 입국자 등 해외 유입 사례도 GH 그룹으로 확인됐다.

◇부산 입항 러시아 선원은 다른 유형…초기 S, 신천지는 V

지난달 21일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이후 집단감염이 확인된 러시아 선박 선원과 일부 해외 입국자에게선 이들과 다른 유형의 GR 그룹 바이러스가 분석됐다.

S 그룹에 해당하는 집단감염은 초기 해외유입 사례, 우한 교민, 구로 콜센터, 해외 입국자 등이다.

V 그룹은 신천지 대구교회, 청도 대남병원, 경북 성지순례단, 부산 온천교회, 봉화 푸른요양원(이상 영남권), 분당제생병원, 성남은혜의강교회, 의정부성모병원, 구로만민중앙교회(이상 수도권), 천안 줌바댄스,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직원(이상 중부권), 기타 해외유입자 등이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초기 일본 현지 확진자와 접촉한 확진자와 싱가포르 출장 관련 확진자 등 4명은 WHO가 분류한 6개 그룹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기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G그룹에서 나타난 변이로 "전파력 높다"는 추정도

국내 확진자 바이러스 분류에서 가장 많이 나온 GH 그룹과 러시아 선원 등으로부터 확인된 GR 그룹, 해외 입국자 10명에게서 확인된 G 그룹 등은 모두 G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전 바이러스 유형과 다른 중요한 변이가 발생한 유형으로 현재 전 세계 유행을 주도하고 있어 유전자와 단백질에 따라 세분화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의 변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유전물질에서 돋아난 돌기(스파이크, S) 유전자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인체 세포에 침투한다.

G, GH, GR 그룹은 모두 이 스파이크 유전자가 만들어 낸 아미노산, 특히 614번째 아미노산이 아스파트산(D)에서 글리신(G)으로 바뀌는 변이(D614G)가 확인된 그룹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미국 듀크대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등이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런 변이가 발생한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로 세포 증식이 잘 되고 인체 세포 감염 부위와 더 잘 결합해 전파력이 높을 거란 추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614번째 변이는 3월 이전 전 세계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사례 10%(전체 997건)였으나 4월1일부터 5월18일 사이에는 78%(전체 1만2194건)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이 유전자 유형의 경우 중증 증상을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으며 아직 감염·전파력이 더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5월 이후 집단감염 GH 그룹 분석 결과가 갖는 의미는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7.03.  ppkjm@newsis.com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이 같은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3~4월 유럽이나 미국발 입국자를 통해 유입된 바이러스가 수도권에 이어 대전, 광주 지역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정은경 본부장은 "최근에 주로 GH 그룹이 도는 것은 3~4월 유럽이나 미국이나 이런 해외에서 굉장히 많은 입국자들이 있었고 그때 유입됐던 바이러스들이 최근에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현재는 해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31번 확진자 이전 중국 우한 등을 다녀온 확진자나 2~3월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지역 유행 상황은 일단락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 본부장은 "과거 2~3월에 주로 돌았던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한 그런 유행들, 또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최근에는 발견되고 있지 않다"며 "대구·경북지역에서 예전 전파 사례들은 대부분은 차단이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만으론 감염 선후 관계나 전파 경로까지 확언하기 어렵다.

정 본부장은 "바이러스의 유전형만 가지고서는 감염원이나 감염경로를 어디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구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디서 어떻게 전염이 확산됐는지에 대한 해석은 조금은 이 바이러스 분석만 가지고서 해석을 하기는 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