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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행 'GH'형 코로나19 전파력 6배?…질본 "가능성 매우 높다"

등록 2020.07.07 15: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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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양 상대적으로 많고 실험 결과도 감염량↑

"역학조사관도 과거 신천지 유행보다 빠르다고 판단"

"대구·경북 환자 발생 때보다 추적검사 빨라지기도"

수칙 변경 필요성 낮지만…"새 분석 언제 나올지 몰라"

[서울=뉴시스]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후 대전, 광주 등에서 나타난 집단감염이 같은 계통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이후 대전, 광주 등에서 나타난 집단감염이 같은 계통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수도권과 대전, 광주 등 4월과 5월 초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유형 중 'GH그룹' 전파력이 6배 빠르다는 해외 연구 결과에 방역당국이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국내 발생 초기나 2~3월 유행했던 바이러스 계통보다 바이러스양이 상대적으로 많고 실험 결과에서도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7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연구와 관련해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유전자 정보사이트(GISAID)는 유전자 염기서열 등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를 S, V, L, G, GH, GR, 기타 등 7개로 분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와 V 그룹은 발생 초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됐고 최근 유럽과 북미,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선 G, GR, GH 그룹이 유행하고 있다.

방대본이 국내 확진자 바이러스 526건에 대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333건(63.3%)이 GH그룹이었다. V그룹 127건(24.1%), S그룹 33건(6.3%), GR그룹 19건(3.6%), G그룹 10건(1.9%), 기타 4건(0.8%) 등으로 확인됐다. 특히 5월1일 이후 분석한 313건 중 98.4%인 국내 발생 308건이 모두 GH그룹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5건은 러시아 선박 선원들로 GR 그룹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연구진(미국 듀크대·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등)은 영국 셰필드 의대 병원 입원 환자 999명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게놈과 검체 등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계통에서 전파력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는데 그 바이러스 계통이 국내에서 유행 중인 GH그룹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999명의 환자 씨티(Ct) 값을 보니 그 전 S나 V 타입보다 상당히 낮게 나왔고 따라서 그만큼 바이러스양이 많다는 얘기이고 따라서 전염력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전자 증폭(RT-PCR) 검사는 검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유전자를 채취해 진단시약을 넣어 해당 유전자가 몇회 만에 증폭되는지에 따라 양성·음성 여부를 판단한다. Ct값이 낮다는 건 상대적으로 적은 횟수 만에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얘기이고 이는 곧 바이러스양 자체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실험을 해서 갖가지 세포에 대한 감염을 해보니까 감염량 데이터가 2.6에서 9.3배 정도 높게 나왔다"며 "평균을 내면 5.95 정도 수치가 되는데 이것을 가지고 외신에서 6배라고 표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아무래도 바이러스양이 그만큼 많다는 것은 전파력도 상당히 높다는 가능성을 말씀드렸고 동시에 제가 역학조사관의 판단이 과거 유행했던 S타입 위주의 신천지 주요 유행보다는 상당히 속도가 빠르다는 그런 얘기도 있었다고 말씀을 드린 상황"이라고 GH그룹 및 최근 유행 상황에 대한 판단을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바이러스 자체의 변이 가능성과 함께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한 확진자 분류로 인해 감염 속도가 빠르게 보인다고 최근 상황을 평가한 바 있다. 2~3월 대구·경북 상황에 비해 방역체계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상태에서 추가 확진자를 찾아내는 속도가 빨라져 전체적인 확산 추세가 빨라진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이 같은 의견에 권 부본부장도 "환자 발생이 많은 것은 초기 대구·경북지역의 폭발적인 환자 발생보다 훨씬 더 우리 보건요원들을 중심으로 추적검사를 왕성하고 빨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요인들이 다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동의했다.

바이러스 변이에 따라 전파 속도가 빨라지는 게 사실이라면 방역 수칙에도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연구보고서에서 현재까지로는 전파속도 이외에 다른 차이점에 대해서는 기술돼 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방역지침의 다른 부분과 관련해서 특별히 수정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밀폐된 장소에서 다수가 밀집해 밀접한 접촉을 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주기적인 소독·환기 등 기존의 방역수칙 준수 필요성은 유효하다는 뜻이다.

다만 "매일매일 전 세계 유수한 과학자들이나 연구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하는 근거들이 언제, 어느 때에 또 새로운 예방지침이나 관리대책을 바꾸게 될지는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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