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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곧 시험인데" 코로나19 확진자 속출에 광주 학원가 '찬바람'

등록 2020.07.08 13:44:21수정 2020.07.08 13: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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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고시, 자격증 시험 앞둔 수강생들 발동동

학원·서점·식당 등 "학원생 확 줄어" 경영난 호소

[광주=뉴시스] 김민국 인턴기자 = 광주의 한 고시학원에서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학원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8일 오전 동구 대의동 폐쇄된 학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07.08.  blank95@newsis.com

[광주=뉴시스] 김민국 인턴기자 = 광주의 한 고시학원에서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학원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8일 오전 동구 대의동 폐쇄된 학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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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훈 기자, 김민국 인턴기자 김혜인 인턴기자 = "국가시험이 코 앞인데, 아∼ 정말 걱정입니다."

8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의동 학원가. 광주·전남지역 최대 학원가이지만 오가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광주고시학원발(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학원가 골목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취업을 위해, 생계를 위해 학원가를 오고 가야 하는 학생·업자들의 시름은 그만큼 깊어 가고 있다.

 사흘 사이에 7명. 광주117번을 시작으로 124번·125번·127번·128번·130번, 전남29번 등이다. 광주117번과 전남29번은 각각 지난 6일과 7일 확진판정을 받았고, 사흘만에 5명이 추가됐다.

연령대는 대부분 40~60대로 공인중개사, 손해평가사 시험준비생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고시학원 첫 확진 판정을 받은 117번과 지난 1일과 2일 강의를 함께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117번이 참여한 강의에는 강사를 포함, 모두 3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확진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학원을 오가던 수강생들은 이래저래 심란하고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다.

취업을 위해 미리 토익(TOEIC)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대학생 오모(23)씨는 "광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너무 빨라 걱정"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광주권 고사장이 모두 폐쇄돼 시험을 치를 수 없을 것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고시학원 1층 편의점을 찾았다가 문이 닫힌 것을 보고 허탈하게 되돌아가는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본격적으로 구직시장에 뛰어든 '취준생'들의 우려는 더욱 크다.

경찰공무원 준비생인 곽모(25)씨는 "합격을 위해 공부·생활패턴 모드를 시험 일자에 맞추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같은 상황이 닥쳤다"며 "이런 추세로라면 8월29일에 있을 시험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지도 솔직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감염이 염려돼 학원에 다닐지 말지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인턴기자 = 광주의 한 고시학원에서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8일 오전 동구 대의동 사설학원 밀집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7.08.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인턴기자 = 광주의 한 고시학원에서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8일 오전 동구 대의동 사설학원 밀집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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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경찰지망생 나모(26)씨는 "감염이 우려돼 집에서 공부하고 싶지만, 시험이 50여 일 밖에 안남아 어쩔 수 없이 공부하러 나온다"며 "확진자가 줄줄이 발생하고 있어 찜찜함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취준생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학원 관계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한 어학원 김모(46) 원장은 "수강생 수가 5분의 1로 줄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불안해 하는 학생들의 발길을 되돌릴 순 없었다"며 "경영난 해결을 위해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토익학원은 7월 초 개강을 오는 9일까지로 미뤘다.

이 학원 행정실장은 "감염 확산을 우려해 개강을 미루게 됐다"며 "방학기간은 학생들이 몰리는데 코로나19로 수강생이 줄어 막막할 따름"이라고 한숨 쉬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170명씩 받던 학생들을 시간별로 나눠 소그룹으로 받고 있지만, 원생 자체가 대폭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근처 경찰공무원 전문학원에는 원생들이 감염 확산을 우려해 학원 기간을 연기하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일도 벌어졌다.

당초 100여 명이 꽉 찼던 강의실에는 학생이 20여 명 뿐이었다.  

학원 관계자 김모(52)씨는 "학생들이 단체로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것을 기피해 학업을 중단·연기하고 있다"며 "학생들로부터 방역 잘 되고 있는지 묻는 문의전화도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인턴기자 = 광주의 한 고시학원에서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8일 오전 동구 대의동 한 사설학원 입구에 예방수칙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7.08.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인턴기자 = 광주의 한 고시학원에서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8일 오전 동구 대의동 한 사설학원 입구에 예방수칙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7.08. [email protected]

코로나19 여파는 주변 상권까지도 마비시켰다.

학원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모(64)씨는 "연이은 확진자 소식에 손님이 절반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이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데도 자치단체에서는 방역차를 몇 차례 보내준 것 외엔 별다른 조치를 해 주지 않았다"며 "다른 대책도 추가로 마련해 상황을 개선시켜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인근 서점도 책을 사러 오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감소했다.

서점직원 김모(28)씨는 "원래 이곳이 사람이 많은 구간인데 근처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간 뒤로 썰렁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원가에 자격증 관련 책을 납품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는데, 학원가가 요즘 힘들어서 그런지 납품하는 물량이 확 줄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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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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