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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2.0]1년 만에 확 바뀐 '소부장 전략'…中·日 의존도 낮출까

등록 2020.07.09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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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 55%…미·일·독·프보다 높아

對일본 무역적자에서 95%가 소재·부품·장비 관련

中 수입 의존도 80% 이상인 국내 기업 3만 곳 달해

[소부장 2.0]1년 만에 확 바뀐 '소부장 전략'…中·日 의존도 낮출까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가 1년 만에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갈아엎은 '소부장 2.0 전략'을 내놨다. 기존 대책이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범위를 전 세계로 넓혔다. 그간 성과가 없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55%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44%), 일본(45%), 독일(51%), 프랑스(53%) 등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그간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통해 교역 규모를 키워온 탓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456억 달러로 2001년(2915억 달러)과 비교해 약 3배 이상 성장했다.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이후 글로벌 생산 시스템에 균열이 생겼다. 외부 충격으로 국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는 이 불안감을 더 키웠다. 소재·부품·장비 수급이 끊기자 공장을 멈추는 곳이 발생했고 실제로 글로벌 차 생산 가동률이 코로나19 이후 29%까지 추락했다는 통계도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은 우리나라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직·간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소부장 2.0 전략'은 이런 글로벌 공급망 변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생산 역량을 키우고 우리가 강점을 지닌 첨단산업 생산 거점을 국내에 마련해 리스크를 줄이자는 게 골자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대(對)일본 무역 적자 규모는 192억 달러인데 이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적자가 182억 달러로 약 95%를 차지했다.

일본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불화수소,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만으로 우리를 위협할 수 있었던 이유다.

중국의 경우 소재·부품·장비 수입 규모는 지난해 기준 117억 달러 규모로 비교적 크지 않다. 현재 대중국 소재·부품·장비 의존도는 약 30% 수준이다. 그래도 일본(21%), 미국(16%), 독일(7%)보다는 높다.

이차전지 소재, 자동차 부품 등 일부 품목에서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문제다. 국내 기업 가운데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80% 이상인 기업은 2만9785곳에 달한다.

그간 첨단 기술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외국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약 1만5000여개의 기업이 우리나라에 유입됐지만 이 가운데 첨단형 기업은 3700여개에 불과했다. 양적 성장에만 집중한 탓에 유치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없고 시장에 대한 인센티브 효과도 미흡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여파가 전략·핵심산업의 공급망 자립화와 생산 기반 리쇼어링(국내 복귀) 등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글로벌 공급망 확장에 따른 위험성을 인식하고 자국 조달·생산 기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제조 공장의 유턴 지원 강화 등을 통해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하고 글로벌 공급망 확대 위험성을 제어해야 한다"며 "스마트 제조화 및 공급사슬 구조 개선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의 복원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주요국들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무역·통상 문제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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