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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백영재 필립모리스 대표, 규제 산적...시험대 섰다

등록 2020.07.09 1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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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 지난해 경쟁사에 밀려 실적 추락…올해도 험로 예상

정부의 규제 본격화와 담배값 인상 우려는 백 대표에 시련 될 듯

취임 100일 백영재 필립모리스 대표, 규제 산적...시험대 섰다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백영재 필립모리스 대표의 경영능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017년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국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KT&G, BAT코리아 등 후발 주자들의 선전 및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실적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자담배 판촉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의결된 것은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100일 이라는 허니문 기간이 지난 백 대표가 정부의 규제와 전자담배값 인상 우려 등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코스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관련업계의 관심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6831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1.5%, 36.3% 하락한 수치다.

일반담배 시장 점유율은 전년대비 3% 가량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도 10% 가량 하락한 56%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지난해 실적은 2017년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후 2018년 8705억원 사상 최대 매출액과 6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을 두고 업계에서는 먼저 극단적인 수성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KT&G, BAT코리아 등 경쟁사가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시리즈만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KT&G는 전자담배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지만 궐련형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릴, 릴 플러스를 비롯해 액상과의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결과는 실적에서 나타났다. KT&G는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1조9632억원, 영업이익 1조38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0.99%, 10.11% 증가했다.

전자담배 기기와 궐련형 담배 판매 점유율도 55%, 32%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향후 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자담배 판촉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의결됨에 따라 아이코스의 기기 할인은 전면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아이코스 전자담배 기기를 판매할 때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 또는 재구매하는 이들에게 기기반납 또는 할인코드를 제공해 할인 판매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기기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자담배 히츠 판매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고 이는 필립모리스의 실적 하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의 세수 확보를 위한 담배값 인상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부는 올해 상반기 전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세수 부족분을 담배값 인상으로 채울 수 있다는 전망도 솔솔 나온다.

최근 250도 이상 전자담배의 온도가 올라갈 경우 등 유해물질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진 것도 담배값 인상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백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당국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전자담배 기기장치 판촉행위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 유감을 표했다.

또 정부 당국의 전자담배 규제 움직임에 대해 "이데올로기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어 합리적인 규제가 자리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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