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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범죄사냥꾼' 이대우 형사, '다시 태어나도 경찰' 쓴 이유

등록 2020.07.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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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신간 '다시 태어나도 경찰' 저자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1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신간 '다시 태어나도 경찰' 저자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혜화·도봉라인, 종로라인, 중부라인과 경찰청. 3년이 넘게 경찰 조직을 출입하는 '사건팀'에서 활동했다. 경찰이 다루는 사건, 경찰이 얽힌 사건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다뤄왔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경찰들은 각양각색이었다.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사명감'.

경찰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 치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비리, 현장 대응 등의 문제로 잊힐 만 하면 두드려 맞았다. 한국 사람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경찰부터 찾는데도 정작 경찰은 국민들에게 '짭새' 내지 '권력의 지팡이'로 인식됐다. 안타까웠다.

'레전드', '범죄사냥꾼'이라 불리는 형사가 있다. 30여년이란 경력 동안 1000명의 범죄자를 붙잡았다.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이대우 형사과장이다.

'도시 경찰', '시티 헌터', '경찰청 사람들' 등 방송 출연도 꾸준했다. 스스로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자신과 동료 경찰들이 아무리 범인을 잡으려 열심히 뛰어다녀도 경찰이란 조직은 욕만 먹기 때문이었다.

이대우 형사는 이런 인식을 바꿔보고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사명감으로 하루하루 활동하는 경찰의 모든 것을 드러내기로 했다. 30여년 동안 축적된 범죄 사냥 노하우, 내부자가 말하는 경찰 조직, 경찰 준비생들이 알아두면 좋을 만한 팁 등을 담았다. 이렇게 경찰 에세이 '다시 태어나도 경찰'을 펴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신간 '다시 태어나도 경찰' 저자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1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신간 '다시 태어나도 경찰' 저자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지난 6일 뉴시스와 만난 이대우 형사는"일부 비위 경찰의 부정과 일탈로 인해 경찰 전체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쌓인다. 약 145만 건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피해자의 감사 문자 한 통에 기뻐하는 대다수 형사들의 진정성 어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이 국민들의 오해와 편견을 깨뜨리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형사는 "경찰은 국민에 투명하게 열어놓은 조직이다. 힘 많이 실어주고, 다독여 주고, 격려해주면 좋겠다. 또 모든 경찰관이 내부적으로 조금 더 능동적으로, 역지사지의 자세로 활동한다면 민원도 없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조직이 될 것 같다"고 보탰다.

이 형사는 경찰이란 직업이 자신에게 '천직(天職)'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돼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군 생활 이후 여러 직장을 다녔는데 3개월을 넘긴 적이 없었다. 짧은 기간 접해보니 다 적성에 안 맞았다. 그러다 무도경관 공채시험에 지원했는데 합격했다. 너무 적성에 맞았다. 다들 힘들어 했는데 저한텐 너무 즐거웠다. 이전 직장에선 3개월을 못 넘겼는데 경찰에선 3개월 넘고, 3년 넘고, 30년도 넘었으니까, 저의 천직을 찾았다고 본다."

이 형사는 2004년 강력팀장으로 처음 발령받은 서대문경찰서에서 7년 동안 형사로서의 전성기를 보냈다. 특유의 열정과 근성, 추진력으로 자기 팀을 '서대문 레전드'로 만들었고 형사과, 수사과 사이버범죄팀, 지능범죄팀, 경제팀 등을 두루 거쳤다. 2005년 강도 베스트 수사팀, 2008년 조직폭력 베스트 수사팀, 2016년 사이버 분야 우수 수사팀, 2017년 사이버 분야 최우수 수사팀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은 이 형사의 남다른 노력에서 시작됐다.

이 형사는 1990년대 순경 때부터 사비를 털어 캠코더를 준비했다. 범행 현장을 찍기 위해서다. 현장을 촬영해 증거를 확보해 언제든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년 전 만든 인터넷 카페 '범죄 사냥꾼'도 한 몫 했다. 이 형사는 "처음엔 경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고자 만들었다. 경찰 업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민원을 들어주다보니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너지 효과가 된 것"이라며 "제보한 분들은 억울한 부분을 풀 수 있고 저는 그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면서 사건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형사에게 억울한 피해사실을 유서로 남겼던 일, 수년간 도심 한 복판에서 대마초 공장을 운영하다 자수했던 일 등 다양한 에피소드도 남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신간 '다시 태어나도 경찰' 저자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10.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신간 '다시 태어나도 경찰' 저자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이 형사도 이제 30여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조직 내 관리자 직급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는 퇴직할 때까지 현장에서 발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순경 때부터 지금까지 마찬가지로, 저는 이 일이 재밌고 즐겁다. 그래서 계속 하는 것이다. 지금도 현장에서 뛰고 싶다"며 "제가 퇴직하는 날까지. 수사하는 곳에 발령난다면 저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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