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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미정상회담은 무익…美 중대조치시 비핵화 가능"(2보)

등록 2020.07.10 07: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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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회담 한다면 미국 자랑거리로만 이용될 것"

"美가 대북 적대시 철회해야 북미협상 재개 가능"

"트럼프와 친분보다 北 대응능력 제고 고민할 때"

"장기적 위협 억제하며 자주권 수호 계획 세워야"

"비핵화는 결코 안 하겠단 게 아니라 지금 못 해"

"상대방 불가역 중대조치 동시에 취해져야 가능"

[평양=AP/뉴시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발하며 "남측이 이를 방치하면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6·15 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들이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2019년 3월 2일 베트남 호찌민의 묘소 헌화식에 참석한 모습. 2020.06.04.

[평양=AP/뉴시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연내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일축하고, 미국의 중대조치가 취해져야 북한 비핵화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은 우리 지도부와의 계속되는 대화만으로도 안도감을 가지게 돼 있고 또 다시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담보되는 안전한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거둬들일 그 어떤 성과도 없으며 기대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중 북미정상회담은 가능성 여부를 떠나 수용해선 안 된다며 "지금 수뇌회담을 한다면 또 그것이 누구의 지루한 자랑거리로만 이용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협상안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해제 문제를 북미협상 의제에서 제외했다고도 전했다.

김 제1부부장은 "그(하노이 회담) 때에는 우리가 거래 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인민들의 생활 향상을 도모해보자고 일대 모험을 하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30. [email protected]

그는 "그러나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조미수뇌회담이 열렸을 때 우리 위원장 동지는 화려한 변신과 급속한 경제 번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제도와 인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도 없는 제재 해제 따위와 결코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분명히 천명했고, 이후 우리는 제재 해제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 의제에서 완전 줴던져버렸다(내던졌다)"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은 "'비핵화 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 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미 국무성이 대화 의지를 피력하는가 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우리 지도부와의 좋은 관계를 거듭 밝히며 조미수뇌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마당에서 미국방장관이라는 사람은 CVID(완전하게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운운하며 우리 국가를 향해 '불량배 국가'라는 적대적 발언을 숨기지 않았다"며 "어쨌든 조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가 좋다고 해도 미국은 우리를 거부하고 적대시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이 토질병으로 돼버린 미국이 지금의 대선 위기를 넘긴다 해도 그 이후 우리를 향해 할 수많은 적대적 행동들을 예견해야 하며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현 집권자와의 친분관계보다도 앞으로 끊임없이 계속 이어질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대응능력 제고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여하에 따라 대미 전술과 우리의 핵 계획을 조정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미국으로부터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고 그러한 위협을 억제하며 그런 속에서 우리 국익과 자주권을 수호할 전망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실제적인 능력을 공고히 하고 부단히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과 만찬을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2019.02.28.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과 만찬을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2019.02.28.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김 제1부부장은 "회담탁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더 빼앗아 먹겠는가만을 생각하는 미국과는 당장 마주앉을 필요가 없으며 미국의 중대한 태도 변화를 먼저 보고 결심해도 될 문제"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며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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