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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빈소, 與 조문 행렬…성추행 의혹 질문에 이해찬 버럭

등록 2020.07.10 14:43:00수정 2020.07.10 14: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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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지도부 서울대 빈소 조문 "오랜 친구"

빗줄기 속 조문 발걸음…박원순계 빈소서 밤새워

김부겸 "유가족, 아직 마음의 준비 안 된 상태"

"시민사회 지평 연 분"…"참담하고 안타깝다"

김상희·송영길·이개호·전현희 등 전·현직 의원 조문

성추행 의혹에 "할 말 없다"…"사자 명예 존중해야"

[서울=뉴시스]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문광호 김남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여권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박원순계 인사들이 장례식장을 지키는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박 시장에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2시께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시장 빈소를 찾았다.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의 상복으로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의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주민·박광온·설훈·김해영 최고위원,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소병훈 조직사무부총장,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뒤따랐다.

이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나와 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애도했다.

이어 "그동안 불모지였던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고 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앞으로도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나라와 서울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인의 비서 성추행 의혹에 당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의가 아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2020.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그는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질문)하는가. 최소한도로 가릴 것이 있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진 질문에도 이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취재진을 노려보며 자리를 떴다.

현장에 있던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유튜버들도 "일베들 죽어라", "기자들 질문 똑바로 하라"며 고함을 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오전 무렵부터 빗줄기가 거세졌지만 박 시장 빈소를 찾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장례식장 1층 로비부터 2층 계단까지 조문 순서를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한 조문객은 허리를 부여잡고 소리내어 울며 빈소를 나왔다.

박원순계 3선 박홍근·남인순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기동민(재선), 김원이(초선) 의원 등은 전날 빈소가 마련되기 전 장례식장을 찾아 밤을 새웠다고 허영 의원은 전했다.

허영·윤준병·천준호·박상혁 등 박원순계 의원들과 정춘숙 의원, 민병두 전 의원도 빈소를 지켰다. 윤 의원은 오전 9시께 기자들과 만나 "여기 계속 있을 것"이라며 "(마음이) 혼잡하다"고 토로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은 오전 11시48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의 마음 상태가 위로의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일 모레 다시 오겠다. 유족들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서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1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10. [email protected]

정오를 넘기며 정치권 인사들이 속속 빈소를 찾았다. 오후 12시30분께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 부의장과 이시종 충북지사가 차례로 서울대병원에 들어섰다.

김 부의장은 조문 후 슬픈 표정으로 "너무 참담하고 안타깝다"며 "따님 밖에 안 계신데 울고 있어서 별 얘기를 하기 어려웠고 안아줬다"고 했다.

오후 1시 이후 송영길, 이개호, 김성주, 한정애, 백혜련, 한병도, 강선우, 신현영 의원 등이 조문을 왔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도 조문을 했다. 전 위원장은 직전 20대 국회까지 서울 강남을 국회의원을 지냈다.

오후 2시께 김태년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조승래 원내선임부대표, 김영배 부대표, 홍정민·박성준 원내대변인, 권혁기 원내대표 비서실장도 입장했다.

김두관 의원은 "한국 시민사회 지평을 여신 분이고 참담하다"며 "가끔 만나긴 했지만 정말 대한민국의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같이 일해보자는 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고 술회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우리 시민활동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분이고 따뜻하고 비전이 있는 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형석 의원은 "애도만 표했다. 다 슬퍼하고 있다"며 "오늘은 다른 말씀을 안 드리련다"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여성학자인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조 교육감은 기자들에게 "박 시장과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나의 존경하는 동지이기도 해서 공동 상주 같은 심정으로 대하고 있다"며 "나는 내 친구이자 동지인 박원순이 너무 원망스럽다. 삶을 포기할 정도로 그렇게 자신에게 가혹한 박원순이 나는 원망스럽다"고 탄식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노회찬 동지가 갔을 때 내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제 평생 또다른 가슴에 블랙홀을 세 개나 갖고 살아가야할 것 같다"며 "정말 교육정책에 관심이 많았고 학교 현대화 뉴딜을 포함해 정책을 만들고 있었고 내게 피곤할 정도로 많은 교육정책을 주문했는데 광야에 홀로 남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눈물을 흘리며 "죄송하다. 내가 따로 할 말이 없을 것 같다"고만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10.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고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당혹감을 보이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영길 의원은 조문 후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단 한사람하고도 (박 시장과) 고민을 나눠본 사람이 없다"며 "당내에 어디든 간에 이 고민을 나눴던 사람을 찾을 수가 없지 않나. 박홍근, 기동민 의원 조차도 전혀 몰랐다고 한다. 너무 황망하다"고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김두관 의원은 "나는 들은 바가 없어서 뭐라 말씀드릴 입장이 못 된다"며 "(이미) 고인이 됐는데 법적으로 공소권이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언급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현희 위원장은 "그 부분은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고 또 고인이 되신 분이니까 가신 분의 명예를 존중해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언론도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박 시장 측근인 박홍근 의원은 유언장 낭독 후 입장문을 통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 악의적인 출처 불명의 글이 퍼지는 것으로 인해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가뜩이나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욱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부디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빈소 내에서 경황이 없는 유가족을 대신해 상주 역할을 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시장 고소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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