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싸야 하나" 잇단 집단 식중독에 울산 학부모 '불안'

안산, 부산서 집단 식중독 발생에 학부모 급식 불안 호소

코로나에 이어 식중독까지...등원 포기하는 경우도 있어

보육기관도 바짝 긴장...평소보다 위생 관리 신경 써

울산시, 7월 한달간 903개소 보육기관 위생 특별 점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경기 안산시 유치원과 부산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의 집단 식중독 사례가 잇따르자 울산지역 학부모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울산시는 7월 한달 어린이집과 유치원 903곳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벌인다. 사진은 어린이집에서 발송한 위생 지침 가정통신문. 2020.07.10.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어린이집에 애들 먹일 도시락을 싸서 보내야 하는지...코로나에 식중독까지 온통 걱정뿐이에요."

울산시 남구 신정2동에 사는 어린이집 학부모 K(36·여)씨는 최근 전국 각지에서 터진 어린이집, 유치원 집단 식중독 소식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워킹맘인 그는 두살배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자니 어린이집 급식 식재료가 신경이 쓰여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K씨는 "마음 같아서는 도시락을 싸서 보내거나 집에서 보육하고 싶지만 워킹맘으로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어린아이들 먹는 밥인데 식재료와 조리기구 등 위생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기 안산시 유치원과 부산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의 집단 식중독 사례가 잇따르면서 울산지역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식중독 우려까지 겹치며 당분간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거나 아예 그만 두는 학부모도 있다. 

남구 신정1동에 사는 유치원생 학부모 S(36·여)씨는 "지난달 유치원 개원할 때에도 코로나19 걱정에 등원을 망설였는데 식중독 사태까지 터지니 불안감이 커져 당분간 사태가 잠잠해질 때 까지 가정보육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식중독 사태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부모들의 게시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 한 맘카페에 한 학부모는 "울산지역 어린이집, 유치원들도 여름철 음식 관리 잘 하셔야 할텐데 갑자기 너무 걱정이다"며 "하원할 때 위생관리 잘 해달라고 원장선생님께 부탁드려야 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저희 애 원에선 원장님이 먼저 문자 주시더라"며 "동그랑땡류 같은 건 불고기로, 생야채무침은 나물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세척에도 더 신경쓰겠다고 하시니 좀 안심이 된다"고 했다.

이처럼 학부모들의 불안에 지역 보육기관들도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위생 지침 공문을 보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스마트알림장(키즈노트) 등으로 급식 메뉴, 밥먹는 아이 사진 등을 보내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떨치기에는 역부족이다.

남구의 한 민간 어린이집 원장은 "평소보다 더 위생에 신경쓰고 있지만 당일 급식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구나 자녀들에게 특정 음식을 먹이지 말아달라는 요청 등 급식과 관련한 문의가 많아지면서 선생님들의 업무가 배로 증가해 피로가 큰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울산시도 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 급식소에 대한 특별 위생 점검에 나섰다. 시는 이달 한달 동안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운영하는 집단 급식소 903곳에 대한 식재료 위생관리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점검은 17개반 35명의 점검반을 편성해 시, 구군, 부산 식약청, 소비자감시원, 급식지원센터와 합동을 진행한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급식 위생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점검 내용은 보존식 보관 준수 여부, 위생적 취급기준 및 준수사항 준수 여부, 식재료 공급·유통·구입·보관·조리·배식 단계별 위생관리 사항, 유통기한 경과,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 사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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