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스레브레니차학살 25주년 기념식…학살 부정에 경고

등록 2020.07.12 09:50: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무슬림 남성 최소 8000명 살해…2차대전 이후 최대 학살

[스레브레니차(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AP/뉴시스]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인근 포토카리에서 11일 열린 스레브레니차 학살 25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의 관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0.7.12

[스레브레니차(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AP/뉴시스]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인근 포토카리에서 11일 열린 스레브레니차 학살 25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의 관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0.7.12

[스레브레니차(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대량학살로 유일하게 인정받은 1995년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의 생존자들이 11일(현지시간)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살 25주년 기념식에서 대학살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가해자들이 집요하게 책임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스레브레니차 외곽의 기념관과 공동묘지에서 열린 수천명의 학살 희생자 추모식에서 세피크 자페로비치 보스니아 대통령은 1995년 학살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살에 대한 부인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자페로비치는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에게 대량학살을 부정하고 가해자들을 축하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은 1995년 자행된 것만큼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세르비아 지도자들에 의해)거부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스레브레니차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 대해 그같은 부정에 반대해야 할 빚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1995년 7월, 적어도 8000명의 무슬림 남성과 소년들이 스레브레니차 주변의 숲 속에서 세르비아군에 의해 살해됐으며 이는 2차대전 종전 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학살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유고슬라비아 해체 이후 시작된 1992∼1995년의 보스니아전쟁 중 가장 잔혹한 사건이었다. 1995년 평화협정이 깨지기 전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크로아티아계, 이슬람교도 간 전쟁에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들 중 무슬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5년 전 스레브레니차에서 희생자들을 살해한 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인들은 범행 증거를 감추기 위해 스레브레니차 동부 주변의 수많은 집단 무덤에 시신을 유기했다. 지금도 유해들이 발견되고 있고 DNA 분석을 통해 이미 7000명 가까운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찰스  등수십명의 세계 지도자들은 민족적으로 깊은 분열을 겪고 있는 보스니아에서 관용과 화해를 촉구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의 전시 정치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와 그의 군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는 헤이그에 있는 유엔 특별 전범재판소에 의해 스레브레니차 대량학살로 유죄판결을 받고 형을 받았다. 발칸반도의 재판소와 법정은 모두 50명에 가까운 보스니아 세르비아 전시 관리들에게 스레브레니차 살해 혐의로 7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보스니아 세르비아인들은 여전히 카라지치와 믈라디치를 영웅으로 찬양한다. 일부는 범행 기념일에 1995년 스레브레니차 해방 기념식까지 열고 있다.

사실, 보스니아 세르비아의 정치 지도자들은 보스니아 대통령의 세르비아인 밀로라드 도디크가 공개적으로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조작된 신화"라고 말하는 등, 집단학살 부정을 금지하는 법 채택을 일관되게 막아왔다.

보스니아 대통령직은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 무슬림계에서 3명이 순번을 정해 맡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