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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박원순은 특별한 사람…지금은 애도·추모의 시간"(종합)

등록 2020.07.13 1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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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해 조사

"장례위원장 노릇 할지 꿈에도 생각 못해"

"박원순의 죽음이 많은 성찰을 낳고 있어"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민욱 하종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13일 "사는 동안 나도 뜻밖의 일을 많이 겪었지만 내가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백 명예교수는 박 시장이 시민사회운동을 할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백 명예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박 시장 영결식에 참석해 조사에서 "이렇게 갑작스레 떠났으니 비통함을 넘어 솔직히 어이가 없다. 20년 터울의 늙은 선배가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예법에 맞는 지도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백 명예교수는 박 시장에 대해 우리사회를 바꾼 시민운동가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시장은 우리 사회를 크게 바꿔놓은 시민운동가였다. 시장으로서도 줄곧 시민들과 가까운 곳에 머물던 당신을 떠나보내는 마당에 시민사회의 애도를 전하는 몫이 내게 주어졌을 때 사양할 수 없었다"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국민으로서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명예교수는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다. 한 인간의 죽음은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애도받을 일이지만 오늘 수많은 서울시민들과 이 땅의 국민과 주민들, 해외 다수 인사까지 당신의 죽음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었고 특별한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백 명예교수는 박 시장과의 일화도 소개하면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정작 어깨를 맞대고 일한 경험은 많지 않다. 대개는 당신이 '일은 저희가 다 할 테니 이름이나 걸고 뒷배가 되어주십시오'해서 따라했고 더러는 내가 주도하는 사업에 당신을 끌어들이면서 당신도 바쁜 줄 알지만 이름이라도 걸어넣고 이따금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백 명예교수는 박 시장의 그동안 업적들을 소개하면서 남은 일들에 대한 막막함도 토로했다.

그는 "내가 항상 놀라고 탄복한 것은 끊일줄 모르고 샘솟는 당신의 창의적 발상과 발상이 발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게 만드는 당신의 헌신성"이라며 "참여연대가 태어나서 시민의 힘으로 유지되게 했고 당신은 그 사업이 자리를 잡자마자 후진들에게 넘겨주며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 새로 전혀 다른 운동을 개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신의 당선이 시민후보의 자격으로 이뤄진 것 자체가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세월호 유족들에게 기억과 진상규명 운동의 공간을 열어준 것도 당신이었다"며 "이 나라의 역사를 근본부터 바꾼 2016년과 2017년의 촛불항쟁은 시장이 그 인프라를 마련하고 지켜주었기에 세계사에 드문 평화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제 당신 없이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이어갈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백 명예교수는 "당신은 우리에게 새로운 일감과 공부거리를 주고 떠나갔다. 이미 당신의 죽음 자체가 많은 성찰을 남기고 있다"면서 "원순씨 박원순 시장, 우리의 애도를 받으며 평안하게 떠나라. 이제는 평안만이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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