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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 땀방울, 걱정마세요…가발·의상 관리기술

등록 2020.07.14 17: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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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프레스 백스테이지 투어'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가발. 2020.07.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가발. 2020.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모차르트!' 배우들의 열정은 땀방울도 증명한다.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을 관찰하기 힘든 대형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르고 있음에도, 물방울처럼 맺힌 땀의 덩이가 객석에서 보일 정도로 열심이다. 유럽 고전주의 시대가 배경이라 겹겹의 의상, 화려한 가발은 필수로 갖춰야 하니 땀이 더 뻘뻘 날 수밖에 없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말 등을 할 때 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인 비말(飛沫)과 땀방울의 비말(飛沫·날아 흩어지거나 튀어 오르는 물방울)에 대해 걱정하는 관객이 있을 수 있다.

1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뒤편을 탐방한 '프레스 백스테이지 투어'에서 가발·의상 관리 현황을 본 뒤 걱정이 에어컨 앞 땀방울 없어지듯 날아가버렸다. 

올해 국내 공연 1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의 여섯 번 시즌에 모두 참여한 김유선 분장&가발 디자이너는 "배우 머리에 맞는 헤어라인으로 피팅을 해서 각자 가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배우는 땀을 너무 흘려서 (고정) 핀이 녹스는 경우도 있어요.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하는 이유죠"라고 덧붙였다.

초연 당시 가발 개수는 140개가량이었다. 효율성 등을 위해 줄이는 노력을 병행해 현재는 110개가량이다. 이 가발을 매일 소독하는 건 물론이고, 일주일에 한번씩 큰 빨래하듯 세척도 해준다.

그런데 배우들의 가발을 갈아주는 분장&가발 팀 다섯 명도 무대 위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는 건 당연한 일. 김 디자이너는 "우리 스태프들끼리 서로 믿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스스로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가발 스티머. 2020.07.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가발 스티머. 2020.07.14. [email protected]

코로나19 시대에 공연 기간 스태프들도 개인 약속을 최대한 잡지 않는다는 설명이 확인된 순간. 서로가 서로의 백신이 돼야 하는 나날들이다.  

이와 함께 김 디저이너가 자랑스럽게 여긴 건 작은 냉장고 크기와 비슷한 '가발 스티머(steamer)'다. 일종의 대형 헤어드라이어 같은 기계로, 머리카락을 말아 올린 가발의 모양을 확연하게 잡아주는 기능을 한다.

30년가량 공연업계에 몸 담으며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킹키부츠' '웃는 남자' 등의 대형 뮤지컬에 참여한 김 디자이너는 약 20년 전 청계천을 한달 가량 돌아다니며 기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만든 기계 크기는 지금의 2배였어요. LG아트센터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어 그곳에 사실상 기부했죠. 우리나라에 가발 스티머는 몇 안 될 겁니다. 제빵 기계랑 같은 원리로 실제 빵도 구울 수 있어요."

역시 땀으로 범벅이 되는 의상 관리팀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300세트로 묶이는 500벌가량의 관리·감독을 책임지는 한정임 의상 디자이너는 "하루에 공연을 두 번 하는 날에는 드라이로 재빨리 말리고 블라우스 같은 경우는 직접 손빨래를 한다"면서 "세탁이 중요하다"고 했다.

배우들의 의상을 10초 안에 갈아 입혀줘야 하는 '퀵체인지' 팀의 오유경 씨는 의상관리뿐 아니라 배우들의 컨디션까지 맡고 있다. "바쁘면 스태프 4명이 배우 한명의 옷을 갈아입혀주려고 붙어요. 퀵체인지 시간은 배우들의 컨디션 관리도 해줘야 하는 시간이죠. 배우의 몸 상태가 어떤지 보고 마시는 물의 온도까지 조정해서 주죠"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숙진 무대 디자이너, 조윤형 소품 디자이너, 김지현 음향 디자이너, 구윤영 조명 디자이너 & 송승규 영상 디자이너, 정은용 제작감독 등 평소 만나기 힘든 공연 스태프들이 각자의 분야를 설명했다. 곳곳에 놓인 대형 가습기 4대가 소품, 세트, 의상 등의 상태를 보전해주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의상들. 2020.07.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모차르트!' 의상들. 2020.07.14. [email protected]

'모차르트!' 프로듀서인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10년을 맞은 올해 공연을 올릴 때마다 긴장이 되고 한 회, 한 회가 소중하다"면서 "25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모차르트!'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공공극장인 만큼 지난달 11일 개막 예정일을 같은 달 16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후 대표적인 공공극장인 세종문화회관과 민간 기획사 EMK뮤지컬컴퍼니가 협업해 안전한 관람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공연을 잘 이끌어오고 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공연을 올리는 것이 많은 공연업계 종사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올려줘야 따라 올라간다는 신념으로 임했다"면서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자잘한 이슈를 하루 하루 넘기다보니 어느새 한달이다. 그 동안 살얼음판이 두꺼워져 안정감이 든다. 지금처럼 잘 방역하면서 무사히 '모차르트'를 올리겠다. 이를 통해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오는 8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뮤지컬스타 김준수·박은태·박강현이 모차르트 역을 번갈아 맡아 무대에 오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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