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수사심의 앞두고…'前기자 구속영장' 승부수
'검·언 유착' 이동재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
지난 4월 압수수색 이후 첫 구속수사 시도
'구속영장 청구건' 보고했지만 대검서 반려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갈등 이어져
'혐의소명'시 한동훈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기각시 수사 명분↓…수사팀 비판 여론일듯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 관련된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지난 4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스튜디오의 불이 꺼져 있다. 2020.04.29. [email protected]
강요미수 혐의 성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법원이 수사팀의 손을 들어준다면 검찰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가 급전개될 수 있다. 반면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언 유착 수사가 명분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날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이 구속수사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4월28일 이 전 기자의 자택과 채널A 본사 등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이 전 기자를 여러 차례 불러 그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7일 이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찰청에 보고했지만, 당시 부장회의와 실무 부서인 형사부 등에서는 이 전 기자에게 적용된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는지를 두고 이견이 빚어졌다.
그러던 중 이 전 기자 측은 지난달 14일 이번 수사의 적절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검찰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고, 수사의 공정성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윤 총장의 결정으로 소집이 이뤄졌다.
수사팀은 수사 중인 상황에서 수사자문단 소집은 부적절하다며 자문단원 선발 과정에도 불참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수사팀을 거들고 나섰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하라고 수사지휘를 내렸다.
대검은 검찰 안팎의 의견을 모으고 법무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서울고검장이 이끄는 독립적인 수사본부 구성을 건의했지만, 추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수사자문단 절차가 중단되고 수사팀에 전권이 부여됐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2020.06.22. [email protected]
이 전 기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이번주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하면 검·언 유착 수사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사팀은 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한 검사장에 대한 구속수사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오는 24일 열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서도 수사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수 있다. 수사심의위에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등도 참석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원이 현재로서는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언 유착 수사가 명분을 잃게 될 우려도 있다. 추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발동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어 수사팀에 힘을 실어줬지만,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발된다면 '왜 그렇게 무리했느냐'는 비판이 추 장관과 수사팀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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