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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수사심의 앞두고…'前기자 구속영장' 승부수

등록 2020.07.15 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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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 유착' 이동재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

지난 4월 압수수색 이후 첫 구속수사 시도

'구속영장 청구건' 보고했지만 대검서 반려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갈등 이어져

'혐의소명'시 한동훈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기각시 수사 명분↓…수사팀 비판 여론일듯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 관련된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지난 4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스튜디오의 불이 꺼져 있다. 2020.04.2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 관련된 '검·언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지난 4월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스튜디오의 불이 꺼져 있다. 2020.04.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검·언 유착' 의혹 수사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수사 지휘 주체를 두고 벌어진 갈등이 해소되자,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강요미수 혐의 성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법원이 수사팀의 손을 들어준다면 검찰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가 급전개될 수 있다. 반면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검·언 유착 수사가 명분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날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이 구속수사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4월28일 이 전 기자의 자택과 채널A 본사 등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이 전 기자를 여러 차례 불러 그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7일 이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찰청에 보고했지만, 당시 부장회의와 실무 부서인 형사부 등에서는 이 전 기자에게 적용된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는지를 두고 이견이 빚어졌다.

그러던 중 이 전 기자 측은 지난달 14일 이번 수사의 적절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검찰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고,  수사의 공정성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윤 총장의 결정으로 소집이 이뤄졌다.

수사팀은 수사 중인 상황에서 수사자문단 소집은 부적절하다며 자문단원 선발 과정에도 불참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수사팀을 거들고 나섰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하라고 수사지휘를 내렸다.

대검은 검찰 안팎의 의견을 모으고 법무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서울고검장이 이끄는 독립적인 수사본부 구성을 건의했지만, 추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수사자문단 절차가 중단되고 수사팀에 전권이 부여됐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2020.06.22.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2020.06.22. [email protected]

검찰은 최초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대검에 전달한 이후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이었다. 이 과정에서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들을 보강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게 수사팀 설명이다. 아울러 구속영장 청구 방침이 외부에 알려진 상황인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 등도 구속영장 청구의 배경이 됐다.

이 전 기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이번주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하면 검·언 유착 수사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사팀은 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한 검사장에 대한 구속수사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오는 24일 열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서도 수사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수 있다. 수사심의위에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등도 참석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원이 현재로서는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언 유착 수사가 명분을 잃게 될 우려도 있다. 추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발동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어 수사팀에 힘을 실어줬지만,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발된다면 '왜 그렇게 무리했느냐'는 비판이 추 장관과 수사팀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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