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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푼 이재명에 與 '안도의 한숨'…대선판 지각변동

등록 2020.07.16 1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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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강제입원' 허위사실 공표 대법 무죄 취지

與, 서울·부산·경기 2200만 '매머드 재보선' 피해

유력주자 탈락 막아…정권 재창출 불확실성 걷혀

'상승세' 이재명 생환에 與 대선판 조기 불 붙나

이재명 "공정한 판단 감사…대동세상 향해 전진"

【수원=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18년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8.10.19.  20hwan@newsis.com

【수원=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18년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8.10.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극적으로 생환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여기에 족쇄를 풀게 된 이 지사가 본격적으로 차기 대권가도에 뛰어들 수 있게 돼, 여권 대선 판도도 일대 지각변동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우선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 등 이미 매머드급 규모가 된 내년 재·보궐선거에 경기지사 재보선까지 더해지는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 기준 유권자 수는 서울이 847만7000여명, 부산은 295만8000여명으로, 이미 유권자 1140만여명이 재보선 투표를 하게 된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도 유권자는 1106만여명에 달해, 이 지사가 직을 잃었을 경우 전체 유권자 4399만여명의 절반을 넘는 2200여만명이 투표하는 초유의 '대선급' 선거가 될 뻔 했다.

대선을 11개월여 앞두고 민심의 바로미터 격인 수도권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의 궐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자칫 '정권 심판론'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 바 있다. 이 지사가 생환하면서 그나마 파장을 축소한 셈이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과 관련 대법의 무죄취지의 파기환송심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2020.07.1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과 관련 대법의 무죄취지의 파기환송심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2020.07.16. [email protected]


또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가 법원 판결로 대권가도에서 조기 탈락하는 불상사를 피한 것도 여당의 정권 재창출의 불확실성을 한꺼풀 걷어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주자 중 이낙연 의원이 여야를 통틀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대선주자들의 신변에 잇따라 문제가 생기면서 여권 대선후보 기근 우려를 낳고 있었다.

앞서 지난 2018년 안희정 충남지사가 성폭행 혐의로 정계에서 퇴출된 데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원 성추행 의혹이 제기 된 가운데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영남권 대선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로 진로를 틀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1심 유죄판결을 받은 후 항소심 중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의원에 이어 꾸준히 2위를 달려왔다. 만일 이 지사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을 경우 민주당은 경기지사직과 함께 '두자릿수대 지지율'의 대선주자를 잃는 상황에 직면할 뻔 했다.

이재명계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현역 중에선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4선의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이 첫 손에 꼽힌다.

재선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경기 수원병), 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의원과 초선 이규민(경기 안성) 의원 등 경기권 의원들도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지난해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이 지사 탄원서 서명을 받기도 했다. 원외에선 이종걸·유승희·제윤경 전 의원이 이 지사와 가깝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여권 대선판세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이 지사의 대선가도가 활짝 열리면서 대권 경쟁자들도 이 지사를 따돌리거나, 혹은 뒤쫓기 위해 바삐 걸음을 놀리게 됐다.

지난 8일 나온 '쿠키뉴스' 의뢰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범여권에서 이낙연 의원은 28.8%, 이재명 지사는 20%로 나타났다. 이 지사가 처음으로 20% 벽을 돌파하며 1위 이낙연 의원을 한자릿수 내에서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전국 15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잘 한다'는 긍정평가 71.2%를 받으며 첫 1위를 차지했다. 특정 정당 지지 일변도가 아닌 '스윙보터' 성격이 강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1위를 차지한 것을 놓고 이 지사의 중도·야당·무당층 확장성이 만만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사의 재판 결과가 전해진 뒤, 소위 '이재명 관련주'가 상한가로 치솟는 모습도 나타났다.

현 1위로 당권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 의원, 잠재 주자인 정세균 국무총리 등도 이 지사에 탄력받아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 경우 여당 대선판이 조기 점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지사는 기본소득·전국민고용보험·부동산 문제 등 각종 이슈와 현안에서 거침없이 선명한 목소리를 내왔기에, 대선주자간 '말의 전쟁'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이 지사는 선고 후 페이스북을 통해 "돌아보면 감사한 일 뿐이었다. 지금 여기서 숨쉬는 것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며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오늘의 결과는 제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라는 여러분의 명령임을 잊지 않겠다. 제게 주어진 책임의 시간을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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