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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공급 확대 또다시 강조…전향적 대책 나올까

등록 2020.07.16 18: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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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보름 만에 공급 확대 가능성 재언급

"공급 충분하다"던 정부 입장도 변화 기류 읽혀

그린벨트 해제 협의는 난항…서울시 "재건축 완화"

전문가들 "정부-서울시 입장차 커…규제 완화 없을 것"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되는 추가 공급 대책 발표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서울 주택 공급 확대 가능성을 언급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공급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강조해왔으나 최근 들어 다소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청와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 축하 연설에서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일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정부가 상당한 물량을 공급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추가로 공급물량을 늘리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부터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방송해 출연해 "연간 서울에서만 4만 가구 이상이 공급되고 있고 특히 올해 입주 물량은 5만3000가구로 가장 많은 양"이라며 "지금의 주택공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김 장관의 이 같은 주택 수급 인식에 대해 논란이 일자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은 지난 15일 오전 "실수요자가 필요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한 공급물량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 하면서도 "투기 목적의 수요가 언제든지 시장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완충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박 차관은 그린벨트 해제 관련해서도 이날 오전에는 "정부 차원에서 해제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가 오후에 열린 회의에서는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여부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해 나가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공고하기만 했던 국토부의 입장이 문 대통령의 지시와 여당, 여론 등에 밀려 공급 확대 기조로 조금씩 전환되는 모습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수급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로 방향을 들면서 역설적으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지자체 등과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에서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논의 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를 막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역제안해 정부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가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등 정비사업 과열을 막기 위해 연합 전선을 펼쳤으나 이제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야당의 공급 확대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수요와 공급의 동시 처방으로 해석된다"면서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가치관이 서로 달라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재건축 완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재건축은 서울시가 아니라 국토부에서 규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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