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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 화려한 싱글은 없다]결혼제도 수명, 30년도 채 안 남았다

등록 2020.08.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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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서울=뉴시스] 일러스트 jincat08@naver.com

[서울=뉴시스] 일러스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이내믹한 변화 속에 과거와 미래를 같이 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결혼문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결혼제도는 그 수명을 다하고 있다. 아직 실감하기 어렵지만, 아마 우리는 기존의 전통적인 결혼제도를 보는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결혼식을 하고, 혼인신고를 하고 살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얼마 전 지인의 딸에게 남성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집안을 잘 아는 터라 딸과 상담할 때 할머니와 어머니가 함께 나왔다. 모녀 3대를 만난 자리에서 나눴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딸과 저는 결혼해서 살아온 모습이 비슷한데, 손녀는 참 많이 달라요.”(할머니)
“예전에 30년 걸쳐 일어난 일들이 요즘엔 10년 새 달라지는 것 같아요.”(어머니)
“엄마가 1985년에 결혼했는데, 그 때 얘기 들어보면 아주 오래된 일처럼 느껴져요. 그 때는 학교 졸업하고 대부분 바로 결혼을 했다고 들었어요. 저희 엄마도 그랬고요.”(딸)
“그럼그럼, 예전 같으면 너는 완전 노처녀야.”(어머니)
“엄마, 요즘 노처녀 같은 거 없어. 내가 결혼하는 나이가 결혼적령기야.”(딸)
“나도 모르겠다. 너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지 뭐….”(어머니)

모녀 3대를 보고 요즘 세상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를 느낀다. 80대인 할머니는 스무살, 50대 후반인 어머니는 스물 셋에 결혼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 34세인 딸은 아직 결혼생각이 없다. 1990년 남녀의 평균 결혼연령이 27.8세와 24.8세였는데 2019년에는 33.4세, 30.6세로 한 세대 만에 평균 결혼연령이 남녀 각각 5.6세와 5.8세 늦어졌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할머니와 어머니는 딸의 결혼을 그렇게 서두르거나 걱정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아마 이 시대의 부모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젊은 세대의 결혼관이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 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부모 세대도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와 어머니 때는 부모의 권유나 강요가 자식들에게 통했고, 결혼하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세상이 워낙 빠르고 크게 변하고 있다보니, 요즘 부모들은 이전의 방식과 경험을 섣불리 얘기해 줄 수 없게 됐다.

반면, 동거는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가벼운 만남과 헤어짐, 책임감 없는 관계로 치부되던 동거가 이제는 결혼과 동일선 상에 놓인 선택지가 됐다. 굳이 복잡한 절차, 값비싼 비용을 치르며 결혼하고 싶지는 않지만, 함께 살고 싶어하는 남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 가족수가 줄면서 결혼식 하객도 줄어든다. 스몰 웨딩도 등장했고, 코로나19 시대에 언택트 개념으로 온라인 결혼식도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결혼식이라는 형식에서 자유롭게 됐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거나 미루는 커플도 많다. 이혼이 흔한 시대,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자는 신중함이다.

언제 갑자기 이렇게 세상이 변했나 싶다가도, 더듬어 보면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게 30년도 안 됐는데 이제 컴퓨터 없이는 세상이 안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결혼건수가 줄어들고…. 그렇게 10년, 20년 흐르면서 결혼제도가 퇴색해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좋고 나쁨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시대의 흐름에 수많은 사람들의 선택이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이 된 결과를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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