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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일부 개방하자 장어가 돌아왔다

등록 2020.08.0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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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 결과 3일 공개

"주변 지하수 해수 유입 따른 유의미한 변화 없어"

올해 중 '낙동강 기수 생태계 복원 방안' 마련 예정

[세종=뉴시스]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개방한 모습. (사진=환경부 제공). 2020.08.0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개방한 모습. (사진=환경부 제공). 2020.08.0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정성원 기자 = 한 달 간 낙동강 하굿둑을 일부 개방한 결과 회귀성 어류인 장어가 하굿둑 상류 지역에서 발견됐다. 고등어, 농어, 전갱이 등 바다 어류도 함께 나왔다.

하굿둑 개방에 따라 주변 지하수로 유입된 바닷물도 이번 실험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지난 6월4일부터 한 달 간 실시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 결과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단기간 개방 영향을 확인했던 지난해 6월과 9월 실험과 달리 이번 실험은 장기간 하굿둑 개방 시 염분 확산 정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실험은 하천 수위가 바다 조위보다 낮은 대조기(밀물이 가장 높을 때)에 1시간에서 3시간 사이에 수문을 12회 개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환경당국은 지역 주민,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관계 기관 등과 세 차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의견 수렴 후 올해 안에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12㎞ 지점까지 해수 유입…상류 지점서 장어·고등어·농어 등 발견

첫 대조기(6월4~8일)에는 수문 1기를 하루에 한 번씩 30~50분간 간헐적으로 개방해 바닷물 258만㎥가 유입됐다.

유입된 염분은 하천 바닥으로 가라앉아 상류도 이동했다. 또 유입 횟수가 반복될수록 하천 밑부분에서 염분 농도가 상승했다.

이 기간에 염분은 상류 지역인 11㎞ 지점에서 확인됐지만 6월10일부터 14일까지 비가 내리면서 더 이상 상류로 확산되지 않았다.

두번째 대조기(6월19~25)에는 하루에 한 번씩 총 7회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상시 개방해 해수 614만㎥를 유입시켰다.

첫날인 19일에는 수문 1기 위로 바닷물을 유입한 이후 20일에는 수문 2기 위·아래를 열어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21일부터 25일까진 수문 1기 아래 부분을 열었다.

이 같은 실험에 따라 최장 12.1㎞ 지점에서도 염분이 확인됐다. 유입된 염분은 환경대응용수와 6월29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내린 비 등으로 대부분 희석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3차 실험은 하굿둑 상류 12㎞ 이내로 염분이 유입되도록 설계해 상류 15㎞에 위치한 대저수문과 상류 28㎞에 위치한 물금·매리·원동 취수원에는 염분이 침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국은 바닷물고기의 하천 이동을 살펴보기 위해 첫 대조기와 두번째 대조기 사이인 6월9~18일엔 수문 1기만 열었다.

하굿둑 상류 4지점과 하류 1지점의 물고기 종과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개방 이후 상류에서 물고기 종은 최대 13종, 개체 수는 최대 69마리까지 발견됐다. 회귀성 어류인 장어가 상류 지역으로 돌아왔고 고등어, 농어, 전갱이 등 바다 어류도 확인됐다.
[세종=뉴시스] 낙동강 하굿둑 3차 개방실험 당시 지하수 염분 측정 지점과 실험 전후 지하수 염분 변화량. (자료=환경부 제공). 2020.08.0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낙동강 하굿둑 3차 개방실험 당시 지하수 염분 측정 지점과 실험 전후 지하수 염분 변화량. (자료=환경부 제공). 2020.08.03. [email protected]

◇주변 지하수 염분 변화 적어…"올해 기수 생태계 복원 방안 마련"

하굿둑 개방에 따른 지하수 염분 농도를 확인하기 위해 287곳의 염분 농도를 확인한 결과 지난 두차례 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농도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굿둑 주변 지하수 관정 수질 관측지점 225곳 가운데 5곳에서 염분 농도가 변화했지만 평상시 변화 범위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단기간 해수유입으로 인한 하굿둑 주변 지역 지하수에 대한 염분 침투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실시간 관측이 가능한 지하수공 21개소와 기존 농업·생활용 지하수공을 활용해 지하수 염분 농도를 지속 관측할 계획이다. 하굿둑 개방에 따른 지하수의 장기적인 염분 이동과 농도 변화를 예측 모델링에 반영해 확인할 예정이다.

환경부와 4개 기관은 세 차례 실험을 종합 분석해 올해 안에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표·지하수 모델링을 활용해 다양한 개방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한편 기수 생태복원 시나리오별 영향을 예측해 농업, 어업 등 분야별 대책을 함께 제시한다.

지역주민, 시민단체, 지자체, 관계 기관 등의 의견을 모으고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복원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미자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장기간의 하굿둑 개방실험으로 하굿둑 모델링을 정교화할 수 있었다"며 "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앞으로 남은 기간 농민과 어민 등 지역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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