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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뉴질랜드 성추행 의혹 외교관, 즉각 귀국 조치"(종합)

등록 2020.08.03 16: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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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뉴질랜드 공식적인 사법협력 절차로 해결"

뉴질랜드 요청시 범죄인 인도 절차 협조 가능

주한뉴질랜드 대사에게 정부 조치·입장 설명

"정상 통화에서 문제제기, 외교 관례상 이례적"

외교부 "뉴질랜드 성추행 의혹 외교관, 즉각 귀국 조치"(종합)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외교부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현지 남성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외교관 A씨에게 즉각 귀국을 지시했다.

특히 외교부는 외교부 청사에서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와 면담하며 우리 정부의 조치를 설명하고 뉴질랜드 정부가 요청할 경우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뉴질랜드 정부가 언론을 통해 성추행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상간 통화에서 관련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이례적이라는 입장도 전달했다.

앞서 외교관 A씨는 2017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당시 남자 직원의 엉덩이를 손으로 만지는 등 3건의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 법원은 지난 2월28일 A씨에 대해 성추행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018년 뉴질랜드를 떠나 현재 아시아 주요국 총영사로 근무 중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날짜로 A씨에 대해 즉각 귀임 발령을 냈다"며 "최단시간 내에 귀국하도록 조치했다. 이는 여러 가지 물의를 야기한 데 대한 인사 조치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뉴질랜드 측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올바른 해결 방식은 한국과 뉴질랜드 간에 공식적인 사법 협력 절차에 의한 것임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으로 우리에 대해서 요청하면 사법 공조라든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서 우리는 협조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한 아태국장은 이날 오후 3시 주한뉴질랜드대사와 면담하고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터너 대사는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며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뉴질랜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특히 외교부는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인 사법 협력 절차에 대한 요청 없이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앞서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외교관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등이 계속 언론을 통해 언급하고 있다"며 "지난 화요일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에서 갑자기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3일 오후 뉴질랜드 재임 시절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 A씨의 귀임 발령 관련 외교부 아태국장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08.03. lgh@newsis.com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3일 오후 뉴질랜드 재임 시절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 A씨의 귀임 발령 관련 외교부 아태국장에게 설명을 듣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20.08.03.  [email protected]

외교부는 뉴질랜드 측이 한국의 특권 면제 포기 거부 결정에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A씨 개인에 대해 특권 면제를 주장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뉴질랜드대사관이나 현지 공관 직원들에 대해 특권 면제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앞서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1일(현지시간) 자국 매체 뉴스허브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가 결백하다면 이 곳에 와서 뉴질랜드 사법 절차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로마에 있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 역시 외교관 면책 특권을 포기하게 하고 뉴질랜드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당국자는 "뉴질랜드 측은 지난해 9월께 우리 공관에 대해서 관련 문서를 조사하겠다고 요청했고 우리 외교관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요청했다"며 "당시 대사관과 대사관 직원에 특권 면제를 포기하지 않는 형태로 자발적으로 협조하고 서면 자료나 증언을 자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뉴질랜드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권 면제를 포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발적 협력을 제공하겠다고 지난해 제의했고 오늘 또다시 제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을 토대로 적극 대응해 왔다는 점도 적극 피력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 피해자로부터 제보를 접수한 후 성희롱 당사자 분리 조치, 성희롱 예방 교육, 관내 인사위원회를 통한 경고장 발부 등 조치를 취했다. 이후 A씨가 임기 만료로 2018년 2월에 뉴질랜드 떠날 당시 뉴질랜드 정부 측에서 특권 면제 포기 요청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었으며 피해자로부터 추가 문제제기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외교부는 2018년 하반기 본부 감사관실에서 뉴질랜드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피해 사실을 추가적으로 인지했으며 지난해 2월에 외교부 차원에서 감봉 1개월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 민간인 외부 위원과 법률 전문가들이 다각도로 검토를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는 피해자에게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와 뉴질랜드 고용부에 진정하는 방안을 안내하는 등 측면 지원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피해자는 2018년 11월 인권위에, 2019년에는 뉴질랜드 고용부에 성추행 관련 진정을 진행했다.

올해 초에는 4개월간 피해자와 중재 협의를 진행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국자는 "올해 초에 4개월 정도 뉴질랜드 대사관과 피해자가 정신적, 경제적 피해 보상에 관한 중재를 진행됐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2017년 피해자로부터 최초 문제제기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A씨가 문제를 야기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외교부 직원이라고 해서 도의에 맞지 않게 감싸거나 내용을 축소하거나 감출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성간 케이스라서 관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비위, 성추행에 관한 것은 엄격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서 대응해 나간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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