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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감염, 회의서 시작…직장·식당·일가족 'n차 전파'

등록 2020.08.04 17: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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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환자보다 증상 빠른 근원환자도 확인"

지표환자 찾은 양재동 식당 중심 추가 확산

종사자 통해 일가족 4명 확진…다른 손님도

"캠핑장 연관성 확인 아직…별개 사례 가능"

[서울=뉴시스]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과 서초구 양재동 양재족발보쌈 관련 확진자가 2명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총 12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과 서초구 양재동 양재족발보쌈 관련 확진자가 2명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총 12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서울 강남 커피전문점에서의 회의로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직장과 양재동 식당을 거쳐 또다른 식당 손님, 일가족 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방역당국이 집단감염이 확인되기 전에 이미 'n차 전파'가 진행되고 있었다.

강원 홍천 캠핑장 집단감염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커피점 내 접촉은 물론 서로 다른 감염원을 통한 개별 사례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 강남구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양재동 식당 '양재족발보쌈'과 관련해 2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2명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집단감염의 시작 지점을 지난달 22일 이 커피전문점에서 열린 회의로 지목했다. 커피전문점과 양재동 식당을 잇는 '지표환자' 외에 감염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원환자'까지 확인했는데 이들 모두 이날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는 총 8명이 참석했는데 현재까지 지표환자 A씨와 근원환자 B씨 등 2명이 확진됐다. 확진일은 A씨가 지난달 27일로 28일 확진된 B씨보다 빠르지만 증상은 B씨가 24일로 26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A씨보다 먼저다. A씨와 B씨는 모두 경기 용인시 확진자다.

이후 이들과 관련해 직장 동료 1명과 가족·지인 등 2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이번 집단감염은 지표환자 A씨가 양재동 양재족발보쌈을 방문하면서 이 식당을 중심으로 추가 감염으로 이어졌다.

A씨는 회의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해당 식당을 찾았고 이때 함께 식당에 있었던 종사자 1명과 이용자 1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해당 식당 종사자 C씨를 중심으로 추가 감염이 별도로 일어났다. 전날 낮 12시 이후 이날까지 추가된 환자 2명 모두 커피전문점이 아닌 이 식단 관련 확진자들이다.

C씨와 산에 다녀오고 식사를 함께한 D씨가 확진자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D씨는 C씨의 확진 사실을 알기 전 가족들과 함께 경북 경산에 있는 친척 집을 찾았다가 자가격리 통보에 거주지인 경기로 돌아가 검사 결과 확진됐다. 그리고 친척 집에 남아있던 딸과 손녀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자가격리 중이던 이 손녀를 돌보던 이모까지 3일 양성으로 판명돼 일가족 4명이 확진됐다.

지난달 27일 양재동 식당을 찾은 또 다른 식당 이용자도 이날 확진자에 추가됐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도 식당 종사자 C씨를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12명의 확진자 가운데 지표환자 A씨와 근원환자 B씨는 물론 추가 감염자인 C씨와 D씨 포함 9명은 강남 커피전문점·양재동 식당 집단감염이 확인되기 전에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단감염이 방역당국 역학조사로 드러나기 전에 이른바 '조용한 전파'가 진행됐던 셈이다.

전날 방역당국은 해당 커피전문점에 강원도 홍천 캠핑장 확진자 중 증상 발생일이 가장 빠른 환자가 회의가 있었던 지난달 22일 오후 2시께부터 약 30분간 머물렀던 사실을 폐쇄회로(CC)TV 조사로 확인했다.

회의가 있었던 탁자와 캠핑장 확진자가 머무른 탁자 사이 거리는 약 3m로 확인됐다.

지난달 24~26일 2박 3일간 캠핑을 함께한 여섯가족 18명 중 네가족 10명이 확진된 가운데 커피전문점을 찾은 확진자의 증상 발생일은 지난달 26일이다. 강남 커피전문점·양재동 식당 사례 근원환자 B씨의 증상 발생일보다 이틀 늦은 시점에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커피전문점·식당 확진자를 통해 캠핑 확진자가 감염됐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방대본 판단이다.

직접적인 접촉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손잡이 등을 통한 간접 접촉과 아예 별도 경로로 감염된 각각의 환자들이 우연히 이날 같은 장소에 머물렀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테이블 구조나 근원환자의 자세나 위치, 등지고 있는 자세, 방향 이런 것 등이 있기 때문에 CCTV상 아직 좀 더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침방울이 아니라 손잡이라든지 다른 물건에 따른 전파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서 좀더 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강남이나 선릉역 인근에 또 다른 클러스터(집단)들이 최근 개별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연결고리로서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지금 이 순간에 명쾌하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회의가 있었던 날 동일 시간대 전후로 해당 커피전문점 이용객 등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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