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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장마 때 가슴 졸이는 북한 임진강 댐 방류…해결 난망

등록 2020.08.04 1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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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중상류 북한 지역서 토사 유출 심각

북한 방류 시 파주, 동두천, 연천 등지 위험

2009년 합의 안 지켜…군남홍수조절지 건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경보가 내려진 3일 오전 집중호우로 경기 연천군 사랑교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한강홍수통제소 CCTV) 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경보가 내려진 3일 오전 집중호우로 경기 연천군 사랑교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한강홍수통제소 CCTV) 2020.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최근 중부지방에서 장마로 인한 폭우가 지속되는 와중에 북한이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고 임진강 댐에 저장했던 물을 3번이나 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임진강 하류 쪽 우리 지역에서는 홍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예고 없이 임진강 댐에서 물을 방류하는 일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임진강이 한반도 중북부 남북 접경지역을 관통하는 강인 탓이다. 임진강은 마식령산맥에 있는 두류산 남쪽 계곡에서 발원해 황해북도 판문군과 경기도 파주시 사이에서 한강으로 유입돼 서해로 흘러든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북한 평강군과 우리 철원군, 우리 파주시와 북한 개성시 등 남북한 접경 지역을 지난다.

임진강 유역 면적은 8117.5㎢, 총 연장은 254.6㎞로 한강의 지류 중 가장 크다. 전체 유역 면적 중 군사 분계선을 기준으로 북한 지역이 62.9%(5108.8㎢)를 차지한다. 우리 측에 속한 면적은 37.1%인 3008.7㎢다.

[연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3일 새벽 범람 직전까지 갔던 연천군 신서면 차탄천 철교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들이 걸려 있다. 2020.08.03.  asake@newsis.com

[연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3일 새벽 범람 직전까지 갔던 연천군 신서면 차탄천 철교에 떠내려온 나뭇가지들이 걸려 있다. 2020.08.03.  [email protected]

임진강은 일부 하류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이 급류다. 중상류에 험준한 협곡이 형성돼있다. 중상류 지역에 내리는 비의 높은 유출률(약 78%)과 급류, 해수 역류 등 원인으로 하류 지역이 자주 피해를 입는다.

임진강 중상류인 북한 지역에서 농사와 연료 채취를 위한 벌목 등으로 산림이 훼손되고 토양이 황폐화돼 이로 인한 토사유출이 심하다. 이 때문에 임진강 중하류의 강바닥이 갈수록 높아졌고 이에 따라 범람 위험이 커졌다.

임진강 유역에서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9406억원 규모 재산 피해와 함께 인명 피해 184명, 이재민 4만7115명 등이 발생할 정도로 물난리가 심했다. 이 과정에서 임진강 하류 지역인 파주시, 동두천시, 연천군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파주시 문산읍과 동두천시 일대는 상습 침수 구역으로 피해가 컸다.

북한이 건설한 댐 역시 걱정거리다. 북한은 임진강에 황강댐과 '4월5일댐의 2호댐', '1호댐' 등을 건설했다. 이 댐들이 저장했던 물을 대량 방류할 경우 하류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북한은 2001년 10월10일, 2002년 9월1일, 2005년 9월2일, 2006년 5월6일, 2006년 5월18일 댐을 방류했다. 2009년 9월27일에도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댐을 방류해 우리 주민 6명이 숨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한 간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북한은 2000년 8월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임진강 수해 방지 사업을 남북 경제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후 여러 차례 회의를 열었다. 2009년 10월14일 실무회담에서는 댐 방류 시 사전 통보를 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2009년 10월 당시 실무회담에서 북한은 "임진강 사고로 남측에서 뜻하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가족에 조의를 표했고 댐 방류 시 우리 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진강 등 공유 하천의 수해 방지와 공동 이용 문제를 계속 협의하기로 했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임진강 유역의 홍수 피해 방지와 북측의 무단 방류에 대응하기 위해 3787억원을 투입해 2010년 '군남홍수조절지'를 건설했다. 군남홍수조절지는 높이 26m, 길이 658m에 총 저수 용량 7000만t 규모인 홍수조절 전용 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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