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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골프장·상암동에 주택공급…"청천벽력·수용불가"(종합)

등록 2020.08.04 17: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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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청장 "구민의 우려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해"

마포구청장 "마포구 관련 주택계획 제외 강력 요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당정이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서울지역 주택 공급을 검토중인 가운데 군 시설인 태릉골프장 일대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6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전경. 2020.07.1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당정이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서울지역 주택 공급을 검토중인 가운데 군 시설인 태릉골프장 일대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6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전경.  2020.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기자 = 정부와 서울시 등이 4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서울 노원구와 마포구 등 신규 택지 개발 대상 지역에서 반발이 터져나오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노원구 소재 태릉골프장과 마포구 소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에 공공주택 등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하자 노원·마포구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마포구는 이날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포함된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활용한 6200여 호의 주택공급을 반대하며 해당 계획에서 마포구를 제외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포구에 따르면 상암동 일대는 국내 IT·미디어산업의 중심지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택지개발됐다. 상암동의 임대주택 비율은 47%를 차지하고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 공급을 늘려야하는 정부의 정책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상암동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마포를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무리한 부동산 정책은 결국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구청장은 "마포구 상암동은 국내 IT·미디어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기 위해 개발된 만큼 이번 발표는 미래의 일자리창출과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할 부지까지 주택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이곳은 4차산업의 발전을 이끌 혁신산업의 거점지역과 남북협력 시대를 대비한 협력공간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암동 단 하나의 동(洞)에 6200여 호의 임대주택 건설을 지자체인 마포구와 단 한차례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마포구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발표는 마포구청장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마포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구민이 직접 선출한 지역구 국회의원, 마포구청장, 서울시의원, 마포구의원과 사전에 일체 상의 없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상암동 유휴부지 활용 주택공급 방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힘을 보탰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이 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 주택공급 확대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8.04.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이 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 주택공급 확대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8.04. [email protected]

노원구도 이날 정부의 태릉 골프장 주택공급계획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오늘 정부가 태릉 육사골프장 부지 개발을 통한 아파트 1만세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까지 고밀도 아파트를 또 건설하는 것은 우리 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정부가 그린벨트를 택지로 개발하는 것에 대해 구민들이 우려하시는 점을 문 대통령에게도 건의했다"고 밝혔다.

오 구청장은 태릉골프장 개발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구의 4가지 요구사항이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밀도 고품격 단지로 조성 ▲골프장 부지 50% 공원으로 조성 ▲획기적인 교통인프라 확충 ▲육사이전 시 BT(바이오기술), AI산업기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오 구청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비율을 30%이하로 하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주거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며 "다만 분양물량 중 일정 부분을 노원구민에 우선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골프장 부지의 50%를 노원구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일산 호수공원이나 분당 중앙공원과 같이 화랑대 철도공원과 경춘선 숲길로 이어지는 서울 동북지역의 대표적인 힐링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노원로와 화랑로는 지금도 별내, 갈매, 다산지구로 인해 상습 교통정체 구간으로, 북부간선도로 램프신설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도로확충이 필요하다"며 "트램건설, KTX 의정부 연장, GTX-C 조기착공과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골프장까지 지하로 지선 건설과 트램운영으로 세밀한 교통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부득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전부지에) BT(바이오기술)와 AI(인공지능)산업기지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곳에 아파트 건립보다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 AI 원천기술 등 도시의 자족기능을 높이는 직주근접의 산업단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우리구의 4가지 요구사항이 관철돼야 구민들은 태릉골프장 개발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는 태릉골프장이 우리 구민들과 미래세대를 위한 교통, 공원, 교육, 문화, 일자리가 어우러지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서울시 등은 이날 2028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수도권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주택공급 대책에 따르면 서울 내 신규 택지 개발 부지는 서초구 서초동 서울조달청,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등 강남 핵심 부지와 노원구 태릉골프장이 1만가구 규모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탈바꿈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태릉 골프장 이외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미래세대를 위해 개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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