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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펀드?…전문가들 "자칫하면 시장 혼란 가중"

등록 2020.08.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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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案 매력 포인트…수익률보장·세제혜택·환금성

아이디어 단계일뿐…부처협의에 법개정까지 '산적'

최종안에 관철될까…코스닥벤처펀드는 잦은 '빈축'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05.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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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이른바 '뉴딜 펀드' 조성 논의가 정치권과 업계 관계자들과의 만남으로 첫발을 뗐다. 공모 펀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뉴딜 펀드로 정책 지원과 시중의 유동성 흡수를 모두 거머쥐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여당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논의만 띄운 상황이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협의, 국회에서의 법 개정 사안 등이 걸려 있어 뉴딜 펀드가 시장에서 판매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여당이 제시하는 수익률 보장을 위한 공공기관의 보증 지원, 뉴딜 펀드의 상품 설계 방식과 거래소 상장 등 협의해야 할 사안들이 상당해 여당이 제시한 뉴딜 펀드의 투자 매력이 최종안에 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당이 제시한 안이 관철되지 못할 경우 투자 매력이 반감됨과 더불어 이전 코스닥벤처펀드 등과 같이 수익률과 관련한 '잡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딜 펀드는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사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구성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금융당국과 협의를 통해 펀드의 투자 구조, 수익률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는 중이다.

◇여당案 매력 포인트…수익률 보장, 세제 혜택, 환금성

여당은 뉴딜 펀드의 투자 장점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예금이나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높은 3%대 수익률 보장과 세제 혜택, 높은 환금성이다.

민주당은 뉴딜 펀드의 안정성을 보강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보증을 서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홍성국 민주당 의원안에 따르면 뉴딜 펀드는 프로젝트 투자 때 5000억원 한도로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서는 방안이 제시된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투자자의 해지 때 지급금을 보장하도록 한다.

신보는 민자 사업당 5000억원까지 보증이 가능해 뉴딜 펀드가 5000억원 이하로 투자할 경우 손실 가능성이 없어 원금 손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신보 보증으로 인해 수익률이 높게 나오기 어렵다는 단점 또한 있다.

뉴딜 펀드가 원금 보장형인지,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지 여부에 따라 투자금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뉴딜 펀드가 ELS(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원금비보장형),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원금보장형)와 같이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가입 선택권을 늘릴 수 있도록 원금 보장 여부로 나뉘어 출시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금도 5000만원까지 보호되는 것과 같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게 만들어질 것"이라며 "정부 보증이나 신보의 보증으로 이뤄지겠으나 보증이 들어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낮아져 꼭 좋은 방식은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보장 외에도 여당안은 언제든 사고팔 수 있도록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중이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5일 열린 뉴딜 펀드 정책간담회에서 "뉴딜 펀드의 성공을 위해 투자자 환금성 제고가 필요해 거래소 상장이 필요하다"며 "한국거래소는 뉴딜 펀드의 신속한 상장과 거래 유동성 확보 지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당은 펀드 가입자에게 최대 3억원까지 5%의 세율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분리과세까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8.05.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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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당 아이디어' 단계…기재부·금융당국 협의 거쳐야

여당이 제시한 뉴딜 펀드의 투자 매력도는 정부와 협의를 거치며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금과 수익성 보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보증 등이 필요해 기재부의 협의가 필요하며 환금성을 키우는 상품 설계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과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여당안대로 신보 기금이 보증 형태로 투입될 경우 정부 자금 투입이나 은행지주 등의 출연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기재부와 관계 부처간 논의에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세제 혜택과 관련해 배당소득 3억원 이하에서 5% 세율만 적용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과 인프라 펀드 규제 완화와 관련해 민간투자법 개정이 필요해 뉴딜 펀드가 설정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뉴딜 펀드는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설계 방식을 놓고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영역이 많은 실정이다.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이 시장에서 운용사들이 뉴딜 펀드를 설정하게 할지, 민간 투자풀을 선정하고 인프라 펀드 하위 운용사를 뽑을지, 정부가 뉴딜 기금을 만들어 운용하게 될지 등 다양한 여당안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뉴딜 펀드는 언제든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갈 수 있는 '환금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인프라 사모펀드보다 짧은 만기로 구성될 방침이다. 뉴딜 펀드는 3~10년 만기 대출 상품으로 구성된다. 투자자들의 환매로 중간에 투자금이 유지되기 어려울 시 신보의 보증이 들어가게 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여당안에 매력을 느낄 투자자들이 넘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계당국의 협의를 거쳐 나올 최종안에 이를 모두 포함될 수 있을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코스닥 벤처펀드는 원금 보장형이 아닌 형태로 설계돼 손실 때마다 투자자들의 빈축을 샀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벤처기업 투자신탁에 코스닥 공모주를 30% 우선 배정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펀드다. 이 펀드 또한 세제 혜택이 주어졌으며 혜택을 위해 코스닥 벤처기업 등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조건 등이 있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출시 초반 상당한 자금을 끌어모으며 관심을 얻었으나 코스닥시장이 하락하며 투자 손실을 일으켜 비판을 받았다.

수익률이 부진하자 환매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뉴딜 펀드와 관련해 현재까지 나온 수익률 보장이나 신보 보증 등의 안들은 모두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아직 언제까지 나온다고 확언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빠르게 관계부처간 협의를 통해 정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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