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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與 지지율…"입법독주 '오만' 문제…겸손해야"

등록 2020.08.07 14: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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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과 최소 격차 이어 총선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져

인천공항부터 부동산, 입법독주 등 악재 쌓인 결과

"오만한 與 경계해야…국민과 소통하며 겸손한 자세로"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8.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김남희 기자 = 부동산 가격 급등을 비롯한 연이은 악재를 만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미래통합당 창당 이후 격차가 최소치로 줄었다는 여론조사에 이어 4·15 총선 이후 지지율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는 등 지지도 하락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8월1주차(4일~6일) 정당 지지도 조사(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1%포인트 하락한 37%로 집계됐다.

지난 5월4주차에 47%로 최고치를 기록한지 불과 두 달 여만에 10%포인트 가량 빠지며 총선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통합당은 전주대비 5%포인트나 상승하며 25%를 기록, 총선 이래 최고치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전날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8월1주차(3일~5일) 주중 잠정 집계 결과(18세 이상 유권자 1510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에서도 민주당 지지도는 35.6%로 전주대비 2.7%포인트 내렸다. 통합당은 전주대비 3.1%포인트 오른 34.8%를 기록한 가운데 양당 격차는 0.8%포인트로 통합당 창당 이후 최소 격차로 좁혀졌다.

민주당의 지지율 급락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사태부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부동산 대책 실패와 관련 법안 처리 과정에서의 입법독주 논란들이 쌓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부동산부터 여러 악재들이 쌓인 가운데 '민주당이 180석으로 오만해졌다'는 프레임에 갖힌 게 지지율 하락의 제일 큰 원인"이라며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다 가져오고 법안 처리를 계속 밀어붙였던 게 오만한 모습으로 비쳐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07.  [email protected]

이에 당내에서는 입법독주 논란으로 형성된 '오만한 여당' 프레임을 깨기 위해 당이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21대 국회가 시작하고 불거진 여러 문제들이 있었는데 당이 국민들과 폭 넓게 소통하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가능하면 야당과 협의를 통해 국회를 이끌어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수도권 다선 의원은 "다수 국민들이 야당이 수권 능력이 없고 지리멸렬하니까 지난 총선에서 우리당에 많은 표를 준 것 아니겠냐.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잘 운영하기를 기대했는데 그게 일방적으로 독주하라는 소리는 아니었다"며 "그런데 180석을 얻었으니 '단독으로 하면 된다'는 생각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정책을 추진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에 더해 다양한 반대와 비판 등을 종합했어야 한다"며 "빨리 하려는 것보다 신중하고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입법과정에 있어서 독주하는 것처럼 보인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민주당 당권 주자들도 민심 이반에 고개를 숙이며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전날 전주MBC가 주최한 민주당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이낙연 후보는 "부동산과 인천국제공항처럼 총선 이전부터 문제가 내재돼 있었으나 이후 수면 위로 올라온 문제들이 있는데 그것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국민들의 걱정을 키웠다"며 "서울시장, 부산시장의 잘못이 잇따라서 도덕성에 상처가 생겼다는 것도 꽤 크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뉴시스] 6일 전북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낙연, 김부겸, 빅주민 후보.

[전주=뉴시스] 6일 전북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이낙연, 김부겸, 빅주민 후보.

이어 "좀 더 언동에 신중을 기하고 정책을 냈다 하면 반드시 효과를 거두도록 하는 유능함이 필요하다"며 "그러한 겸손과 신중함, 유능함을 통해서 신뢰를 다시 축적해 가는 것이 지지율 회복의 방법"이라고 했다.

김부겸 후보는 "우리가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의 자세가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누구를 핑계댈 수 없다"며 "국민들의 삶에 일어나는 모든 아픔이 전부 우리들의 아픔이 돼야 하고 그분들의 사회적인 답답함과 분노 같은 것도 결국 우리가 다 메고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혹시 우리에게 그런 자세가 부족했다면 지금부터 근본적으로 자세를 바꿔야 할 것 같다"며 "부족한 것은 사과하고 인정하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솔직한 사정을 국민들에게 말씀드리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박주민 후보도 "아무래도 최근에 정부의 정책과 우리 당의 스탠스가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라고만 얘기했던 것 같다"며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이나 불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박 후보는 "장기적으로 사회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청사진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청사진으로 인해 지금 당장 혹시나 피해를 볼 것 같아 불안감에 시달리는 분들에게는 피해를 완화해줄 수 있는 대책을 섬세하게 같이 내놓아야 한다"며 "그런 섬세함을 챙기는 것이 당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각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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