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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 말고, 기죽지 말자"…떠나는 검사장들 당부

등록 2020.08.07 16: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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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남 "인간애 사라진 수사 돌아보자" 쓴소리도

조상준 "스스로 비하하거나 경시하지 말자" 당부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양부남 부산고검장. 2018.02.07.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양부남 부산고검장. 2018.0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최근 사의를 표명한 양부남(59·사법연수원 22기) 부산고검장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된 7일 "너무 기죽지 말고 지금까지 국가발전, 사회 안정에 기여한 점에 대해 자긍심을 잊지 말자"며 마지막 글을 남겼다.

양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같은 내용의 사직 인사를 올렸다.

그는 "요즘 수사 관련 법률 개정 등으로 검찰 조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게 참으로 가슴 아프다"라며 "아무리 여건이 어려워도 인권보장, 정의실현, 진실발견이라는 검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자"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 "대한민국은 세계 제일의 법치주의 국가,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고 형사법 체계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며 "여기에는 검찰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도 평했다.

그러나 "정의 실현, 진실 발견에 매몰돼 인간애가 사라진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자"는 쓴소리도 남겼다.

양 고검장은 "검찰이 거악을 척결하지 못하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에 대해서 법과 원칙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너무 엄격하게 검찰권을 행사함으로써 옹종한 포수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자"고 했다.

아울러 "사건 하나 했다고 기뻐할 게 아니고 개개의 사건에 있어서 범죄의 동기와 범죄자의 처한 형편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형편에 따라 검찰권을 유연하게 행사하는 게 실질적인 인권보장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전했다.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조상준(50·26기) 서울고검 차장검사도 이날 '이프로스'에 사직 글을 올렸다.

조 차장검사는 "제도적 한계와 일부 운용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는 검찰은 정의롭고, 유능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조직"이라며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기록에 파묻혀 범죄와 싸우고 있는 구성원 한분 한분의 정성과 노력은 그 자체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그것들이 축적돼 검찰의 여러 바람직한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절대로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경시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태산 같은 자부심으로 업무에 임하시고, 업무를 마치신 후 '한 점 부끄러움 없었다'며 스스로 미소 짓는 여유를 가지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법무부는 대검검사급 검사 26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오는 11일 자로 단행했다.

고검장 승진자는 2명으로, 모두 사법연수원 24기다. 조남관(55·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고검장급인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장영수(53·24기) 서울서부지검장이 대구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검사장 승진자는 27기에서 3명, 28기에서 3명 등 총 6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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