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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맞아 PC방 방역 비상…청소년 대상 경각심 필요

등록 2020.08.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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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안전신문고 신고 61.9% PC방…중순부터 증가

"7월 중반 방학 이후 청소년 이용 늘어나면서 증가"

저위험 게임, 좁은 공간 식사·소리 지르면 위험도↑

"또래 친구 지키지 않으면 본인도 안 지킬 수 있어"

"또래 친구 활용해 경각심↑…업주 개선 병행해야"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3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북구 일곡동 모 PC방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0.06.21.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3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북구 일곡동 모 PC방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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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본격적인 여름방학을 맞아 PC방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중순부터 PC방 방역수칙 위반 신고 사례가 늘어나면서 방역당국도 고심하고 있다.

감염병 및 청소년 전문가들은 PC방 주 이용자인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인 방역수칙을 광고하면서, PC방 방역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효과적인 광고로는 '또래 친구'를 활용한 광고를 들 수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행정안전부(행안부) 안전신문고에 신고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사례 1779건 가운데 PC방에서 1101건이 신고됐다. 전체 신고 건수의 61.9%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방학과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 중순 이후 PC방에서 신고된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주별 PC방 신고 건수는 ▲1주 149건 ▲2주 264건 ▲3주 160건 ▲4주 207건 ▲5주 321건이다.

특히 환기 시설과 창문이 없는 밀폐된 PC방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데도 업주가 이를 방치했다는 신고 내용도 있었다.

당국은 여름방학으로 PC방을 찾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방역수칙 위반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7월 중반 이후 방학 및 휴가철을 맞아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PC방과 음식점, 카페와 관련된 신고 사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달 8일 공개한 12가지 일상생활 행위 중 게임은 낮은 위험도로 분류됐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게임의 경우 PC방 등 좁은 공간에서 음식을 먹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위가 동반되면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 한 PC방에서만 11명의 이용자가 집단 감염된 사례도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던 광주광역시에서는 지난달 9일 정부 지정 고위험시설 12개소 외에 PC방, 종교시설, 학원 등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했다.

10대 청소년은 20대 다음으로 PC방 방문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연령별 일일 방문자 비율은 10대(만 10세 이상 19세 미만)에서 평일 26.7%, 주말·공휴일 28.9%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일일 평균 PC방 방문자 연령별 비율. (자료='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갈무리). 2020.08.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해 일일 평균 PC방 방문자 연령별 비율. (자료='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 갈무리). 2020.08.08. [email protected]

특히 PC방에서 감염된 청소년들이 집과 학교로 돌아갈 경우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으로 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전파와 치명률을 낮추려는 방역당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또래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유분방한 청소년들의 특성상 방역수칙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장근영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주변인은 바로 또래 친구다. 옆 친구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본인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옆 친구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데, 나만 착용한다면 겁이 많거나 약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칙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또래 친구 영향을 많이 받는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방역수칙 홍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또래 친구 사이에서 멋있는 친구들이 PC방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광고로 보여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방역수칙을 지키는 행동이 두려움의 발로가 아니라 책임감을 느끼고 타인을 배려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담배 광고처럼 방역수칙 광고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광고를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PC방 집단감염 사례 가운데 한순간의 잘못으로 주위 친구가 감염돼 크게 앓았거나 했던 사례를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뿐 아니라 PC방 업주들도 방역수칙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수칙 준수에 있어서 업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수칙을 지키지 않는 청소년들을 받지 않겠다는 업주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그런 업주들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업주들이 나서서 방역수칙을 지키라고 계도할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관리자와 운영자는 300만원, 이용자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개정법은 빠르면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밀폐·밀집·밀접(3밀)한 환경인 PC방에서 음식을 판매하지 않고, 띄어앉기 등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소리를 지르면서 게임하는 등 PC방에서도 코로나19 이전처럼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용자 간격을 넓히고, 음식을 팔지 않고, 주기적으로 환기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운영지침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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