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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대면협상 수용…'아시아나 인수전' 새 국면

등록 2020.08.10 11: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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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 요구한 '재실사' 집중 논의될 듯

이행보증금 소송 '명분쌓기' 시각도

[서울=뉴시스] 아시아나항공. (사진=뉴시스 DB) 2020.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시아나항공. (사진=뉴시스 DB) 2020.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이 제안한 대표간 대면협상을 수용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 전제"라고 밝혔다. 일정과 장소 등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은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그간 문서로만 입장을 표명해 왔던 현산이 태도를 바꾸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노딜(No deal·인수 무산)' 쪽에 무게중심이 쏠렸던 아시아나 인수전이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것도 이번 인수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51억원으로 잠정 집계,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양측 대표간 대면협상이 이뤄질 경우 현산 측이 요구한 '재실사'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앞서 현산의 '12주 재실사'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하긴 했지만, 협상을 통해 재실사 범위와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방향으로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현산이 요구한 아시아나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며, 오는 11일까지 인수계약을 종결해달라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3일 브리핑을 열고 "계약 무산의 모든 법적책임은 현산에 있다"며 "금호 측에서 거래 종결을 요청했으나 이행되지 않아 11일까지 시정 조치를 요구했고, 12일부터 계약해지 통지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대면협상이 진행되더라도 돌파구를 열리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특히 현산의 이번 입장 표명이 2500억원 규모의 이행보증금 소송에 대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재실사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현산은 여전히 재실사를 전제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는 건데 현산의 이번 입장 표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아시아나가 깜짝 흑자를 내긴 했지만, 업황 자체에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현산의 인수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대면협상에 나서면 계약 해지 선언은 자연스레 연기되겠지만 현산이 끝까지 재실사를 고집하는 한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오는 12일부터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뜻이지, 시한이 지나면 바로 계약이 해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일단 대면협상 결과 등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 중이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인수가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시장 안정도모와 유동성 지원, 영구채 주식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저비용항공사(LCC) 분리 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사항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즉각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부행장은 "시장 여건이 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해 인수 주체가 관리하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며 "다른 대기업 그룹도 열어놓고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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