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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검사 "검찰 인사 의미? '윤석열 수사' 틀렸다는 뜻"

등록 2020.08.10 14: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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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부산고검 검사, 검찰 내부망에 글 남겨

"거악척결, 검찰 기능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뜻"

현직검사 "검찰 인사 의미? '윤석열 수사' 틀렸다는 뜻"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현직 검사가 검찰 내부망을 통해 '대통령은 최근 검찰 고위급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도한 수사가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철완(48·사법연수원 27기) 부산고검 검사는 1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8월7일자 인사를 보고 든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전했다.

그는 "지난 주말 인사권자가 이번 인사를 통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검찰권의 행사 주체이면서 인사권의 객체인 검사들은 이런 메시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사권자는 인사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검찰 조직에 주입한다"라며 "구성원들은 인사를 계기로 삼아 본질적 가치를 수정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이번 인사를 통해 검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또 어떤 가치, 비전을 가지라고 말하는지 생각해봤다"면서 "윤 총장이 주도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잘못된 지점이 방식인지 결론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두 가지를 모두 지적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검찰은 경찰이 주도하는 수사 활동을 사후적으로 통제, 정리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과거 검찰이 담당했던 일 중 상당 부분 특히 직접수사 업무를 더 이상 검찰이 할 일로 생각하지 말라. 소위 '거악의 척결'을 검찰의 본질적 기능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뜻으로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메시지는 검찰 구성원들이 그간 본질적 가치로 배우고 내면화해온 가치와 상당 부분 상충된다"며 "인사권자가 이처럼 직설 화법에 가까운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 내면의 가치를 바꾸라고 요구할 때 검찰 구성원들은 어떻게 반응하느냐"고 반문했다.

박 검사는 자신을 비롯한 검찰 구성원들이 이런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으며, 검사직의 본질과 사법영역을 지키기 위해 토론해야겠다는 말을 남겼다. 인사에 관해서는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메시지 중의 하나에 불과한데 과하게 그 의미나 크기를 평가하는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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