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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화백 "역사 배워야하는 이유요? 후손된 도리죠"

등록 2020.08.10 18: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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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만화 '35년' 광복 75주년 8월에 완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일제강점기 독립투쟁 역사만화 '35년' 저자 박시백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복회관에서 열린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8.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일제강점기 독립투쟁 역사만화 '35년' 저자 박시백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복회관에서 열린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8.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우리가 역사를 왜 배우는가', '일제강점사를 왜 배우냐'라고 할 때 저는 '후손된 도리'라고 말합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분들이 혜택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후손들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우리가 그들을 기억조차 않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요. 그 일들을, 그 이름을 기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책이 작은 기여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으로 유명한 박시백 화백이 일제강점기를 다룬 역사 만화 '35년'을 완결지은 소회를 밝혔다.

박 화백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에서 열린 '35년'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원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하지 않나 싶다. 이런 차원에서 봤을 때 독립운동가 선조들은 그 시대가 부르는 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독립운동 정신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 아닐까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35년'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강제 병합된 1910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의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박 화백은 광복 75주년을 맞은 8월, 마지막 권인 7권을 출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가혹한 탄압으로 조선을 집어삼킨 조선총독부와 경찰들 ▲일신의 부귀와 영달을 위해 나라와 동족을 팔아넘긴 친일파들 ▲민중의 들끓는 저항이 폭발했던 3·1혁명의 순간들과 그 이후의 대중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분열 ▲식민지 경성에서 벗어나 간도·연해주·상하이·하와이를 넘나들며 해외에서 독립의 가능성을 모색했던 이들 ▲무장투쟁과 의열투쟁으로 독립을 향한 의지를 불태운 독립투사들 ▲우리에게 다소 생소했던 김알렉산드라, 윤희순, 남자현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35년'은 박 화백이 '조선왕조실록' 작업을 마친 뒤 2015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한 작품이다.

박 화백은 "기존 학자들이 연구했던 것을 요약하고 만화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35년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개했다.

작업 기간 동안 겪었던 고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맨 땅에서 헤딩하는 식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조선왕조실록은 실록을 중심으로 공부하면 됐는데 이번 작업은 그런 게 없어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고 상충되는 부분, 잘못된 부분들은 역사교사연구모임 분들을 통해 검증을 거쳤다. 고증을 위해 상해, 동경 등 독립운동 현장 답사를 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일제강점기 독립투쟁 역사만화 '35년' 저자 박시백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복회관에서 열린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8.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일제강점기 독립투쟁 역사만화 '35년' 저자 박시백 작가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광복회관에서 열린 완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8.10. [email protected]


박 화백은 작품을 통해 일제강점기 '35년'의 역사 중에서도 잘 드러나 있지 않던 조선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운동사와 친일부역자에 대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화백은 "특정 사건들보다도 저 자신부터 복잡하게 느꼈던 부분은 공산주의, 사회주의 운동사였다. 1920년대 워낙 많은 갈래가 있었고 국내파, 해외파 등 많았는데 일제강점기 활동을 제대로 다루려면 이것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좀 정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가에 대해 알 필요도 있지만 친일반역자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이들은 35년 이후 주류로 살아왔고 그 세력들은 여전히 강한 힘을 가졌다. 그들이 누려온, 누리고 있는 부귀영화를 빼올 순 없겠다. 하지만 최소한 친일 부역행위의 결과로 그들이 영화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한 역사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작품을 마무리 지으면서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치열하게 살았던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을 더 많이 알려야한다는 생각이 컸다.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사건을 담으려다보니 만화적 재미는 떨어지게 됐다. 이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반면에 더 많이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어느 아쉬움이 더 클 지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차기작에 대해 묻자 구상은 해놓았으나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박 화백은 "'35년'에 이어 맡을 작업으로는 해방 이후 역사와 고려사 두 가지를 염두하고 있다. 어떤 것을 먼저 할 지, 동시에 진행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답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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