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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취포자 속출 고용 시장 코로나 충격 여전…최장 장마에 '먹구름'

등록 2020.08.12 1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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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고용 동향 실업자 수 외환 위기 이후 최고

실업률도 비슷한 상황…청년층 상황 특히 나빠

구직 단념자·쉬었음 등 비경제활동인구도 최대

정부, "코로나19 충격 회복하는 모양새"라지만

전문가 "비 피해 반영 안 돼, 기대 어려워" 평가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1885억원으로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별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해만 해도 6000억~7000억원대를 오갔지만 올해 2월 7800억여원에서 5월 1조원 규모로 치솟더니 6개월째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상담 창구 앞 모습. 2020.08.10.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 급여 상담 창구 앞 모습. 2020.08.10. [email protected]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지난달 실업자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 단념자' 등이 포함된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중 노동할 능력·의사가 없는 사람)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8월 장마 피해가 대면 서비스업이나 건설업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고용 지표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7월 고용 동향'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실업자 수가 113만8000명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 증가한 수치이자, 외환 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지난 1999년 7월(147만6000명) 이후 가장 많다. 고용 동향이 계절성 등을 고려해 매년 같은 달과 비교하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21년 만에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를 들었다.

7월에는 실업률도 4.0%까지 올라 1999년 7월(6.7%) 이후 가장 높다. 다만 실업률은 2000년 7월에도 4.0%까지 오른 바 있다.

15~29세 청년층의 고용 상황이 특히 나빴다. 7월 청년층 취업자 수는 380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 감소했다.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2.7%에 그쳐 2015년 7월(42.1%) 이후 가장 저조하다. 청년층 실업률은 9.7%로 2018년 7월(9.3%) 이후 가장 높다.

이와 관련해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대 후반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됐고, 이 추세는 20대 전반으로 확대됐다"면서 "그러다가 20대 전~후반이 유사한 규모로 감소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청년층인 대면 서비스업 상황이 아직 좋지 않아서 (고용 상황이 저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업·취포자 속출 고용 시장 코로나 충격 여전…최장 장마에 '먹구름'


7월 비경제활동인구 수는 1655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만2000명 증가했다. 이 증가 폭은 19996년 6월 관련 기준이 변경된 이래 7월 기준 최고치다.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구직 단념자와 '쉬었음' 인구가 포함돼있다. 구직 단념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5000명 증가한 58만명, 쉬었음 인구 수는 22만5000명 증가한 231만9000명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악영향이 극에 이르렀던 6월 대비 소폭 나아진 수준이다. 당시 실업자 수는 122만8000명, 실업률은 4.3%까지 치솟았다. 기획재정부도 7월 고용 동향에 관해 "4월 마이너스(-) 1.4%였던 고용률이 5월 -1.3%, 6월 -1.3%, 7월 -1.0%로 하락 폭을 줄어드는 등 코로나19의 충격에서 회복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통계청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경기가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는데, 고용 동향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지 않느냐'는 출입 기자단의 질문에 정동명 국장은 "7월 고용 동향은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비경제활동인구 수는 증가하는 등 6월과 비슷하다"면서도 "다만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줄어들고 있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경기 개선)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다만 고용 상황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역대 최장 기간 기록을 갈아치운 장마 때문이다. 6월24일 시작된 장마는 8월 중순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20일 대구 중구 대신지하상가 상점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문을 연 가게 주인은 "나 혼자라도 불을 밝혀야지 손님이 오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2020.03.20.  photo1006@newsis.com

[대구=뉴시스] 전신 기자 = 대구 중구 대신지하상가에 있는 한 상점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email protected]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통계청의 고용 동향은 1주일에 1시간만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도 취업자로 간주한다. 잦은 강우는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쓰는 대면 서비스업 악화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 일용직 근로자를 대거 채용하고 기상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직전(2013년) 최장기 장마의 중간 기간인 7월 실업자 수는 8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4000명 증가했다. 8월에도 실업자 수는 1만3000명 늘었다.

이와 관련해 임용빈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7월 고용 동향은 장마 피해가 그리 크지 않았던 15일을 중심으로 조사됐다"면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드는 공공 일자리 효과가 대폭 반영되지 않는 한 8월 고용 동향은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예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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