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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역전 속 수해복구 나선 與…"심기일전할 것"(종합)

등록 2020.08.13 15: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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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철원 민통선 마을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

지지율 급락에 "수해 복구되면 지지율도 복구"

일부 주민 "얼굴만 들이밀면 되는 것이냐" 항의도

[철원=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을 돌아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0.08.13. mangusta@newsis.com

[철원=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을 돌아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서울·철원=뉴시스] 김형섭 김남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13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강원의 민통선 내 마을을 찾아 수해 복구에 일손을 보탰다.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강원 철원 이길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길리는 북한의 체제 선전촌에 대응해 정부 주도로 조성된 민통선 마을 가운데 하나다. 이곳은 한탄강 강둑보다 낮은 지역에 위치해 수해가 잦은 마을인데 폭우에 지뢰까지 쓸려오면서 주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폭우로 또다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으면서 주민들은 인근 산 근처로 집단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1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길리 마을을 찾아 피해 현황을 살펴봤으며 전날에는 김정숙 여사가 이길리 마을을 찾아 수해 복구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현종 철원군수로부터 피해 현황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

이 군수는 "주민들은 근처 2만평 정도 되는 산 근처 지역으로 이주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해당 지역이 농업진흥지역이라서 농촌 주택만 들어갈 수 있고 비농업가구는 이주가 안된다"며 "또 집을 짓기 위해 토지매입비가 있어야 공공임대주택 제공이 가능한데 주택신축과 부지 구입에 1억5000만 원 정도 든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는 1300만원 정도라서 주민들이 부담할 수 밖에 없는데 공공에서 50~80%까지는 보조해야 이주가 가능하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집단이주 대상 지역과 홍수로 쓸려온 지뢰로 인한 피해 상황 등을 물은 뒤 "어제 정부와 협의했는데 (재난지원금을) 현실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돌아가면 다시 협의해서 빨리 지급하도록 하고 (남은 항목도)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지도부는 이길리의 피해 상황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위로했다.

[철원=뉴시스]김선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13일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복구 봉사를 하고 있다. 2020.08.13. mangusta@newsis.com

[철원=뉴시스]김선웅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13일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복구 봉사를 하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가옥이 침수된 한 주민은 이 대표에게 군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하천 준설을 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면서 "대표님 임기가 얼마 안남으셨잖냐. 그 전에 해주시고 나가면 이쪽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돌아가서 국방부와 행정안전부와 협의해서 말씀하신 것을 잘 해결하겠다"며 "이번처럼 하루에 비가 900~1000㎜ 오니까 약했던 제방들이 무너져서 큰 강물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임시복구를 하는 게 아니라 항구적으로 복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주민은 이 대표에게 "우리 힘내라고 오신 분이 더 아프신 것 같아서 어떻게 하냐. 큰일 났다. 우리가 힘을 드려야겠다. 힘내시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지도부와 동행한 의원들은 뿔뿔이 흩어져 삽과 빗자루 등을 들고 마을에 밀려들어 온 토사를 정리하고 배수로에 쌓인 진흙을 파냈다.

수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린 민주당 의원들은 지지율 역전 사태와 관련해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당의 지지율 하락은 부동산과 집중호우 등 접권여당에 악재가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이번 위기 상황만 잘 돌파하면 지지율도 복구할 수 있다고 민주당 의원들은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8월2주차(10일~12일) 주중 잠정 집계 결과(만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1.7%포인트 내린 33.4%로 통합당(36.5%)에 3.1%포인트 뒤쳐졌다. 민주당이 통합당 계열 정당에 지지도가 역전된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이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상황적 요인이 크다고 본다. 정부·여당이 큰 실책이나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총선 이후 코로나19도 극복이 안 된 채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문제도 나와서 계속해서 국민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서 부동산 폭등과 호우 피해 등 국민들의 마음을 사납게 할 만한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며 "그런 일들에 대한 1차적 책임은 당연히 정부·여당이 져야 하니까 그런 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간이 좀 지나서 호우 피해도 복구되고 부동산 시장도 안정되면 상황적 요인은 곧 제거될 것"이라며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심기일전해서 대응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철원=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을 돌아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0.08.13. mangusta@newsis.com

[철원=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수해 피해를 입은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을 돌아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허영 의원은 "원래 전통적인 통합당 지지율이 35~40% 정도인데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보수층이 우리한테서 빠져서 그쪽으로 간 것이다. 통합당이 기존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우리 지지층과 중도층들은 부동층으로 표류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허 의원은 "지금은 전국적으로 수해가 나고 부동산 문제도 있고 여러 안 좋은 사건이 있어서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좋을 수가 없다"며 "(수해가) 서서히 복구되고 해야 지지율도 복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국민들이 조정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선거를 하면 민주당이 지겠는가 하면 또 그렇지는 않다"며 "저쪽(통합당) 비호감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민주당에 대한 경고성 분위기다"라고 분석했다.

일부 주민은 정치권의 이벤트성 방문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한 60대 주민은 "지금 세 번이나 물에 잠긴 지역에 안전점검을 해줘야지 와서 얼굴만 들이밀고 가면 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그는 "지금 몇 번씩 왔다 갔고 어제는 영부인도 왔다 갔지만 실질적인 것을 해줘야지 남들은 집청소하고 있는데 얼굴만 들이민다고 누가 좋아하느냐"며 "지금 청소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저렇게 오는 것은 솔직히 반갑지도 않다"고 민주당에 따졌다.

한편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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