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무허 음식점 점령했던 '청학천 명당' 이젠 어린이 차지
수락산 자락 별내면 계곡, 평일에도 가족단위 행락객 붐벼
"자릿세 받던 곳엔 텐트 친 어린이들 발 담그고 물장구"
"수도권에도 이런 피서지 많아져야…깨끗한 수질 계속됐으면"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경기 남양주시 수락산 청학천 옆에 조성된 인공 모래사장 '청학비치'. 2020.08.13. [email protected]
13일 경기 남양주시 수락산 유원지 부근 청학천. 이 일대에는 얼마 전 국내 최초로 160m 길이의 인공 모래사장이 조성돼 이제는 ‘청학비치’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수십 년간 무허가 음식점들이 차지하고 있던 청학천은 남양주시의 하천·계곡 정비사업으로 자연하천의 모습을 되찾은 뒤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긴 장마 후 오랜만에 비가 그친 이날 청학천 계곡에는 아침 일찍부터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는 행락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가족 단위의 행락객들은 물가 옆에 텐트나 그늘막을 치고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달라진 청학천의 모습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불법시설 철거 후 자연하천으로 복원된 경기 남양주시 청학천에서 행락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이날 청학비치를 찾은 행락객 중에는 10살 이하의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수심이 얕고 안전한 물놀이 장소는 대부분 무허가 음식점들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무허가 음식점들이 사라진 뒤 다시 아이들의 차지가 되면서 자녀를 데리고 이 곳을 찾은 행락객이 부적 늘어났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한 부부는 "불법시설이 사라지면서 자릿세가 사라진 것도 좋지만, 그동안 무허가 음식점들 때문에 텐트를 설치하기 어려웠던 물가에 텐트를 치고 아이를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고 귀띔했다.
[남양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13일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천 계곡을 방문한 행락객들이 텐트를 치고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2020.08.13. [email protected]
유치원 학부모 모임으로 이곳을 찾은 한 30대 여성도 “그동안 어느 지역을 가도 이렇게 깨끗하고 아이들이 놀기 좋은 장소를 찾기 어려웠는데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곳이 생겨 자주 올 것 같다”며 “다른 엄마들도 남편과 다시 오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조만간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불법시설이 사라진 도내 하천과 계곡이 깨끗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시·군과 합동으로 이달 30일까지 쓰레기 투기와 불법 구조물 재설치, 무허가 음식점 운영 등 블법행위에 대한 단속 및 예방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