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인사 못 기다려"…혼돈의 롯데
'40년 롯데맨', 황각규 부회장 용퇴
코로나 쇼크에 성한 계열사 드물어
인물 세대교체, 조직은 효율화 지향
[서울=뉴시스] 롯데지주가 자리잡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물산 제공)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그룹 안팎의 평가였다.
우선 리더의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 보자는 게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황각규(65)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동우(60)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후임자로 내정됐다.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최악의 외부환경을 맞긴 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했던 데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용퇴를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황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해결과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을 진두지휘하고 인수합병(M&A) 등을 앞장서 추진한 그룹의 핵심 인물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황 부회장이 일선을 떠난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룹의 두 사업 축인 유통BU와 화학BU 모두가 흔들리는 상황. '새 판 짜기'를 통한 조직 쇄신이 절실한 시기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8.5%나 급감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헬스앤뷰티스토어, 극장사업 등을 모두 하는 롯데쇼핑 전체의 영업이익이 14억원에 불과했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2.1%, 90.5% 줄어들었다. 전방산업의 수요 약세, 대산공장 사고로 인한 기회 손실 및 일회성 비용이 두루 반영된 결과다.
지주는 인사교체와 더불어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주요 계열사들이 군살 빼기에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해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며 "조직의 기능을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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