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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인사 못 기다려"…혼돈의 롯데

등록 2020.08.13 18: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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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롯데맨', 황각규 부회장 용퇴

코로나 쇼크에 성한 계열사 드물어

인물 세대교체, 조직은 효율화 지향

[서울=뉴시스] 롯데지주가 자리잡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물산 제공)

[서울=뉴시스] 롯데지주가 자리잡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물산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롯데그룹이 12월 인사철을 기다리지 못하고 고위급 임원 인사를 여름에 단행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그룹 안팎의 평가였다.

우선 리더의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 보자는 게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황각규(65)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동우(60)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후임자로 내정됐다.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최악의 외부환경을 맞긴 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했던 데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용퇴를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황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해결과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을 진두지휘하고 인수합병(M&A) 등을 앞장서 추진한 그룹의 핵심 인물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황 부회장이 일선을 떠난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이 극에 달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룹의 두 사업 축인 유통BU와 화학BU 모두가 흔들리는 상황. '새 판 짜기'를 통한 조직 쇄신이 절실한 시기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8.5%나 급감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헬스앤뷰티스토어, 극장사업 등을 모두 하는 롯데쇼핑 전체의 영업이익이 14억원에 불과했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2.1%, 90.5% 줄어들었다. 전방산업의 수요 약세, 대산공장 사고로 인한 기회 손실 및 일회성 비용이 두루 반영된 결과다.

지주는 인사교체와 더불어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주요 계열사들이 군살 빼기에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해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며 "조직의 기능을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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