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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물난리에 성한 농작물이 없다"…병해충 주의보

등록 2020.08.14 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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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긴 장마로 다습한 환경에 도열병 발생 우려

고추, 역병·탄저병 바이러스, 채소류, 무름병·뿌리혹병 주의

과수작물, 집중호우로 탄저병 발생 주의…사전 방제 필요

[나주=뉴시스] = 9일 오전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죽지마을에서 한 농민이 물에 잠긴 논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로 전날 오후 영산강 문평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다시면 일대 농경지와 주택 등이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2020.08.09.wisdom21@newsis.com

[나주=뉴시스] = 9일 오전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죽지마을에서 한 농민이 물에 잠긴 논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로 전날 오후 영산강 문평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다시면 일대 농경지와 주택 등이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email protected]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최악의 물난리로 농작물이 대거 침수 피해를 입은 전남 지역을 비롯해 역대급 강수량을 동반한 긴 장마에 전국적으로 농작물 병해충이 극성을 부리면서 올해 농사의 성패는 병해충 방제에 달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남 지역은 지난 11일 기준 벼 6738㏊, 밭작물 320㏊, 시설 원예하우스 작물 422㏊, 과수 194㏊ 등 총 7674㏊가 침수 피해를 봤다.

침수로 인한 작물 고사 피해가 큰 가운데 지속된 장마로 2차 피해가 우려돼 공동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김장철 식탁 물가를 좌지우지하는 국민 양념류인 고추는 각종 병해로 올해 수확량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이 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벌써부터 가격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벼=침수·긴 장마에 도열병·흰잎마름병 등 발생 우려

장마가 길어지고 집중호우에 의한 침수피해가 나면서 다습한 환경에서 벼 도열병 발생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병해에 약한 품종과 잎색이 짙고 잎이 바닥으로 늘어진 논에서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주의가 필요하다.

[나주=뉴시스] = 9일 하늘에서 본 나주 영산강 중류 구간 대홍수 침수현장. 불어난 강물이 지천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문평천 제방이 붕괴돼 수마가 덮친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농경지 532㏊(160만평)가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2020.08.09 photo@newsis.com

[나주=뉴시스] = 9일 하늘에서 본 나주 영산강 중류 구간 대홍수 침수현장. 불어난 강물이 지천으로 역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문평천 제방이 붕괴돼 수마가 덮친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농경지 532㏊(160만평)가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사진=나주시 제공) 2020.08.09 [email protected]


도열병에 약한 품종에는 화성벼·청아벼 등(중생종)과 추청벼·일품벼·일미벼·새일미벼·신동진벼·호평벼·청담벼·진백벼(중만생종) 등이 있다.

이삭도열병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발생초기에 약제로 방제하고 벼가 침수됐을 때는 추가로 방제를 해야 된다.

흰잎마름병은 세균에 전염된 벼 잎이 회백색으로 고사되는 병이다. 과거 상습 발생지역에선 집중호우로 논이 침수 된 경우 병이 급속히 번질 우려가 있으므로 지하수 등 깨끗한 물을 이용해 관수를 하고 도열병과 동시에 방제를 하면 효과적이다.
 
◇고추·배추 채소류=역병·탄저병 바이러스, 무름병·뿌리혹병 주의보

장마가 끝나고 고온이 지속될 경우 매개충들의 밀도가 높아져 바이러스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고추 역병은 토양에 있던 병원균이 물을 통해 전염되는 병으로 일단 발병하면 급속하게 번지고 방제효과도 낮은 게 문제다.

물 빠짐이 불량한 재배환경에서 급격히 발생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땅 닿는 부분까지 약액이 충분히 묻도록 예방 위주의 방제가 중요하다.

고추 탄저병은 지난해 버려진 병든 잔재물이 가장 위험한 1차 전염원이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 7월 하순∼8월 상순 방제를 소홀히 할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병든 고추를 그냥 달아 두거나 이랑사이에 버리면 방제효과는 50%이상 감소하므로 병든 고추는 발견 즉시 매립 또는 소각해야 한다.

배추도 세균에 의한 무름병이 우려된다. 온도가 높을 때 많이 발생하는 이 병은 땅과 맞닿은 부분의 잎자루와 줄기부터 발병해서 결구 속까지 무르게 되고 나중에는 부패로 이어진다.

병원균이 건조에 약하므로 배수와 통풍이 잘 되도록 관리하고 약제를 땅 닿는 부분까지 잘 묻도록 방제해야 된다.

배추 뿌리혹병은 뿌리에 크고 작은 혹이 생기면서 지상부가 말라죽는 병이다. 병원균은 물이나 흙을 통해 이동하므로 물 빠짐이 좋도록 배수로 정비를 잘하고 병이 발생한 후에는 방제가 어려우므로 병든 포기는 발견 즉시 제거해 소각 내지 매립해야 된다.

◇침수지 시설 비닐하우스 작물=오물 제거·광 투과성 유지

침수 피해를 본 시설 비닐하우스 재배 작물은 비닐 등의 피복재에 묻은 흙 앙금과 오물을 깨끗한 물로 세척하고 광 투과성을 유지해야 된다.

수경재배 시설이 침수됐을 경우는 깨끗한 물로 씻은 후 반드시 소독을 실시하고 침·관수 피해가 심하거나 병든 식물체는 조기에 제거해 전염원을 차단해야 한다.

경미한 피해를 본 시설 재배지는 분무기나 호스를 이용해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약제를 신속히 살포해 병해충을 방제해야 된다.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시설은 햇빛이 강할 때는 차광망을 설치해 일사피해 예방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된다.

◇침수지 과수작물=탄저병 발병 위험 높아 철저한 예찰 필요

침수지 또는 집중호우에 노출된 과수작물도 세균에 의한 탄저병 발생주의보가 내려졌다.

탄저병은 주요 관리 과수병이다. 병원균은 주로 습기가 많은 기후조건과 25도 전후 온도에서 감염이 잘 이뤄지고 장마기 이후에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탄저병에 감염된 과실은 초기에 검정색 작은 반점이 껍질에 나타난다. 병이 커질수록 과실 표면이 움푹 들어가면서 과실 내부가 갈색으로 변한다. 과실 표면에는 수 많은 분생포자가 생겨 주변의 건강한 과실을 감염 시킨다.

특히 장마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에 분생포자가 이동하므로 사전에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

지난해 탄저병이 많이 발생했던 농가는 과원 내에 탄저병균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균 밀도를 줄이기 위해 예방적으로 살균제를 살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탄저병은 병원균이 잠복하고 있다가 생육 후기에 병징을 나타내며 생육 초기에 감염된 경우는 소형 반점 증상을 보인다. 과원 내 통풍이 잘 되게 하고 물 빠짐 관리를 잘 해야 된다.

한편 전남도는 오는 15일까지를 공동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도와 시·군의 광역살포기 20대, 무인헬기 16대, 드론 168대 등 방제장비를 총 동원해 병해충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병해충 발생이 우려되는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추가방제를 실시해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침수된 친환경농작물에 대해선 적합한 친환경 약제를 활용해 단지별로 공동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박재홍 전남도 농업기술원장은 "침수로 인해 농작물의 줄기와 잎이 상처를 입었거나 약해진 상태에선 병해충이 발생하기 싶다"며 "발병 전 신속한 방제가 중요하므로 각 농가는 행정기관이 주관한 공동방제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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