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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사장님이 그만 나오래요"…코로나에 일할 곳 없는 청년들

등록 2020.08.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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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취업자 6개월째 줄어…감소폭은 확대

고용률 42.7%…2015년 이후 동월 기준 최저

60대 고용률보다 낮아…취업자 60세 이상만↑

청년층 체감실업률 역대 최대…'쉬었음' 최다

[세쓸통]"사장님이 그만 나오래요"…코로나에 일할 곳 없는 청년들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2주 전 사장님께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방세와 용돈을 벌기 위해 석 달 전부터 일했던 중식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은 느꼈지만, 일자리까지 잃을 줄은 몰랐습니다."

황모(25·부산)씨는 "카페·레스토랑 등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곳마다 지원하고 있는데 면접을 보러 오라는 곳은 없어 막막하다"고 합니다. 그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일하기 전 일식집 면접에서도 최종 합격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점이 '일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채용 취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취업 관련 카페에도 황씨와 비슷한 일을 겪은 청년들이 넘쳐납니다. "식당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는데 10명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로 기업들 채용이 많이 줄었는데 그 피해를 왜 내가 봐야 하느냐", "설계 분야 신입사원에 지원했는데 면접자가 관련 경력이 없냐고 묻더라" 등 사연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옵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고용 충격이 청년층(15~29세)에게 더욱 가혹한 듯합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감소폭은 더욱 확대되고 체감실업률 또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고용률은 60대 이상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수원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있다. 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수원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있다. [email protected]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0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7000명(-1.0%) 쪼그라들었습니다. 감소폭은 지난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에 이어 3개월 연속 축소됐습니다. 전체적인 고용 상황은 개선세를 보였지만, 미래 세대인 청년층의 고용난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6월(-4000명) 이후 8개월 만인 지난 2월(-4만9000명) 내림세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3월(-22만900명)과 4월(-24만5000명)에 감소폭이 확대됐다가 4월(-18만3000명)과 5월(-17만 명)에는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19만5000명이나 줄면서 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청년층 고용률은 42.7%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2015년 7월(42.1%)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 입니다. 심지어 60대 이상 고용률(43.8%)보다도 낮았습니다.

지난달 연령 계층별로 취업자를 보면 60세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65만5000명이 줄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재개되면서 60세 이상에서만 37만9000명 증가한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8%p 상승한 25.6%를 찍었습니다. 201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동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확장실업률은 취업자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아직 원서를 내지 않은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을 포함해 집계됩니다. 청년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활용됩니다.

지난달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도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은 44만1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보다는 6만8000명(20.0%) 늘었습니다. '쉬었음'은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쉬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서울=뉴시스]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0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7000명(-1.0%)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30대(-17만명), 20대(-16만5000명), 40대(-16만4000명), 50대(-12만6000명)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10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7000명(-1.0%)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30대(-17만명), 20대(-16만5000명), 40대(-16만4000명), 50대(-12만6000명)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음식점업 등 대면 산업이 부진하면서 청년층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청년층은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취업으로 유입될 사람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대기하면서 실업과 취업이 동시에 안 좋은 상태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도 청년층 고용악화에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청년 취업자 수, 고용률 등이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 '우리 고용의 약한 고리의 하나가 청년고용'이라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 위기시 청년들이 입직 지연에 따른 임금손실, 경력상실 등을 겪고 이후에도 임금과 취업기회가 낮아지는 '이력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며 "청년고용에 대한 각별한 정책적 관심과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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