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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해리스에게도 '출생의문' 제기…"매우 심각한 소문"

등록 2020.08.1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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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출생지 의문 제기했던 것과 같은 전략

[AP/뉴시스] 미국 최초로 흑인 부통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007년 어머니 시아말라와 함께 하고 있다. 사진은 해리스 캠페인조직이 제공한 것이다. 2020.08.12

[AP/뉴시스] 미국 최초로 흑인 부통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007년 어머니 시아말라와 함께 하고 있다. 사진은 해리스 캠페인조직이 제공한 것이다. 2020.08.12

[워싱턴=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 자격에 대한 허위 인종주의적 음모론에 신빙성을 부여, 그가 정치인로 부상할 때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온라인 오보 캠페인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흑인 여성이자 이민자인 미국 태생의 해리스가 백악관에서 근무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그 소문들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음모론은 거짓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으며 헌법상 부통령과 대통령직 모두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헌법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복잡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로욜라 로스쿨의 제시카 레빈슨 교수는 "이 문제는 이미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정치적 상대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자신의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복무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른바 '버서 운동'(bitther movement)의 주요 배후 세력이었다. 2016년 선거운동 기간 중 압박이 거세진 뒤에야 트럼프는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바이든이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의 주요 검토 대상으로 올린 후 미 소셜미디어와 보수 성향 웹사이트들에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수많은 거짓 주장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몇 달 동안 트럼프 지지층이 눈에 띄지 않게 주도했던 거짓말을 이제 대통령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 주제에 대한 칼럼을 읽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가 부통령 후보로 선출되기 전에 민주당이 그것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의 언급은 미국 헌법이 출생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보수 성향의 변호사 존 이스트먼의 칼럼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먼은 해리스 부모의 이민 자격을 근거로 해리스의 자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해리스의 모친은 인도 태생이고 아버지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헌법 전문가들은 해리스의 부모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한다.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헌법 제2조 1항은 미국에서 출생한 사람이 최소 14년 간 미국에서 거주하면 부통령과 대통령직에 자격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이클 애런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공화당은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 자격에 의문을 제기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의원이 전날 연설에서 자신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일종의 미친 여자"라며 "그는 너무 분노했다"라고 원색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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