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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승호 임의탈퇴 해제 이유…"진정성 느꼈다"

등록 2020.08.1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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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1차전 경기,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SK 강승호가 안타를 치고 있다. 2018.10.27. 20hwan@newsis.com

【인천=뉴시스】이영환 기자 = 2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1차전 경기,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SK 강승호가 안타를 치고 있다. 2018.10.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은 SK 와이번스 내야수 강승호(26)가 내년 시즌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SK 와이번스가 고심 끝에 강승호의 임의탈퇴를 해제하기로 결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SK는 지난 1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승호에 대한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했고, KBO 총재가 이를 승인했다.

강승호는 내년 시즌 중반에나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임의탈퇴에서 해제된 강승호는 KBO로부터 받은 9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소화해야 한다. 강승호는 육성선수 신분으로 전환돼 잔류군에 합류, 훈련을 시작한다.

그는 지난해 4월22일 새벽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강승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의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당시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던 강승호는 음주운전 사고 사실을 2군 코치진이나 구단 관계자에 숨긴 채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KBO는 지난해 4월 강승호에 9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하지만 SK는 한층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팀의 첫 음주운전 적발 사레인 점과 팀에 알리지 않은 점을 들어 임의탈퇴 처분했다.

SK는 강승호에 대한 징계를 발표하면서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할 수 있는 1년이 지난 뒤에도 선수가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게 음주운전 예방 활동을 했는지 살펴보겠다.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그 때 임의탈퇴 해제를 협의해 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SK는 매달 강승호와 면담을 가졌다. 손차훈 SK 단장도 두 차례 정도 강승호와 직접 만났다. 강승호가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진정성있게 봉사활동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SK는 매달 면담을 통해 강승호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봉사활동에 대한 강승호의 진정성도 느꼈다.

SK는 "강승호가 지난해 여름 인천에 위치한 한 구호단체 무료급식소에서 180시간의 봉사활동 징계를 성실히 이행했고, 이후 자발적으로 해당 기관을 찾아 40시간 이상 추가 봉사활동을 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5월11일부터 인천 소재 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배식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손차훈 SK 단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구단 차원에서 도울 일이 없을지 찾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강승호가 스스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이 직접 봉사활동을 찾아봤더라"고 전했다.

면밀히 강승호를 지켜보던 SK는 1년4개월이 지난 시점에 임의탈퇴를 해제하기로 했다. SK는 "선수 개인의 야구 인생도 일부분 고려했으나, 임의탈퇴 해제를 결정한 주된 이유는 1년 4개월간 강승호가 보인 진정성 있는 태도와 반성"이라고 강조했다.

강승호가 임의탈퇴 공시된 시점은 지난해 4월26일이다. 임의탈퇴 선수에 대한 해제 요청은 KBO 총재가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한 날부터 1년이 지난 후 가능하다. SK는 올해 4월26일 이후로 강승호에 대한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할 수 있었다.

SK가 임의탈퇴 해제 요청 가능 시점보다 약 4개월 늦게 결정을 내린 것에는 강승호의 태도와 관계없는 이유가 있었다.

강승호의 임의탈퇴 해제가 가능했던 4월말 세 차례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돼 파문을 일으킨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를 시도했다.

강정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이와 함께 음주운전을 저질렀던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졌다. SK가 강승호의 임의탈퇴 해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이후에는 구단 내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졌다. SK는 지난달 중순 퓨처스팀 선수들의 일탈 행위와 선후배간 폭행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90경기 출장 정지까지 고려하면 강승호는 사실상 두 시즌의 공백이 생긴 셈이다. 다른 음주운전 선수들의 징계와 비교했을 때 무거운 편에 속한다.

징계 이후 한 고등학교에서 훈련하던 강승호는 코로나19 여파로 고등학교에서 운동할 수 없게 돼 훈련에도 제한이 있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로는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의 훈련만 해야 했다.

강승호의 진심어린 반성과 진정성을 느낀 SK로서는 그의 임의탈퇴 해제 시점을 더 늦출 이유가 없었다. 결국 결단을 내리고 강승호에게 길을 열어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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