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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앱장터 결제·수수료 논란…"지배력 남용"vs"합리적 통행세"

등록 2020.08.19 11: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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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앱장터 결제·수수료 논란…"지배력 남용"vs"합리적 통행세"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글로벌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의 양대 산맥인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장터)이 취하고 있는 결제 방식과 수수료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에 이어 구글마저 앱 마켓에서 전체 앱을 대상으로 인앱 결제 방식(IAP)을 강제해 고객의 모든 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타트업들이 정부에 진정서를 내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19일 IT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이날 애플,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하게 조사할 것을 국내 스타트업을 대표해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최근 그동안 게임 앱에만 적용해왔던 IAP 방식과 수수료율을 조만간 모든 콘텐츠 서비스 앱에 적용하는 방침을 예고할 것이라는 계획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2011년부터 앱 내 구매 기능이 있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에 해당 앱 내에서 결제하는 IAP 방식을 유지하며 30%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구글·애플, 앱 장터에서 수수료 부과 체계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는 모바일 콘텐츠와 서비스의 이용에서 필수적인 플랫폼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실시한 ‘2019 모바일콘텐츠 산업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는 양사 합산 매출액 기준 앱 마켓 시장 점유율이 87.8%에 이른다.

앱은 설치 단계를 기준으로 유료와 무료로 구분되며, 설치 이후에도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는 앱 내에서 정기적인 콘텐츠 구독, 게임 내 화폐 획득,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접근 권한 부여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

앱의 설치 혹은 설치 이후의 추가 서비스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비용의 결제는 2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첫째는 인앱 결제(IAP)로 소비자가 앱 마켓에 자신의 카드 정보를 입력해두면 모바일 내에서 서비스 구매 시 별도의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도 비용을 지불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경우 소비자는 자신의 카드결제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하거나 별도의 결제 시스템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 편리성 측면에 장점이 있다.
구글·애플 앱장터 결제·수수료 논란…"지배력 남용"vs"합리적 통행세" 

둘째는 외부 결제로서 소비자가 모바일 내에서 서비스 구매 시 신용카드, 휴대폰 간편결제, 무통장 입금 등을 위해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신용카드 외에도 다양한 결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으며,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는 IAP와 달리 앱 마켓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스타트업포럼은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이용자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구글과 애플의 IAP를 대신해 PG사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결제수단에 따라 1~7%가량의 수수료만 부과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2011년 7월 11일부터 애플의 자체 인앱 결제 모듈을 탑재하지 않은 무료 앱에 대해서는 무통보 삭제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기존에는 유료로 판매되는 앱에 대해서만 앱스토어 운영비, 카드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받던 30%의 수수료를 모든 앱 내 구매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최근 플레이스토어의 게임 앱에 적용됐던 IAP 모듈과 수수료율을 모든 앱과 서비스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2011년에 자사 IAP를 도입한 이후에도 ‘게임을 제외한 디지털콘텐츠에 대해서 구글의 IAP를 강제하지 않는’ 개방형 IAP 정책을 취해왔다.

그동안은 IAP가 강제되었던 애플의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는 개방형 IAP 정책을 취해왔기 때문에,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는 절감한 수수료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구글은 국내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에게 그동안 시행해온 개방형 IAP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애플과 마찬가지로 앱 내의 모든 콘텐츠, 서비스 거래에 대해서 자사의 IAP 모듈을 강제하고 수수료를 책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스타트업포럼은 지난 7월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구글 결제방식 및 수수료 사안이 공론화됐음에도 구글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음으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제공자와 스타트업계는 논란이 되는 구글의 IAP 모듈 강제 방침이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늦어도 내주 안으로 구글에서 앱 장터 신규 정책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포럼은 "구글과 애플 마켓 사업자는 지속해서 성장하는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 지배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의 경우 설치와 이용 과정에서 다양한 결제 행위가 발생하는데 IAP 방식은 이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수수료가 30% 수준으로 높아, 결제대행사(PG)가 제공하는 신용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방식에 비해 적게는 4배, 많게는 30배가량 비싸다"라고 설명했다.
구글·애플 앱장터 결제·수수료 논란…"지배력 남용"vs"합리적 통행세" 

이어 "IAP 수수료율은 지나치게 높아 그 자체로 문제이지만, 시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스타트업포럼은 또 "IAP 모듈 강제 정책은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이용자가 앱을 사용하면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증가시킨다"라고 비판했다.

◇중소 스타트업에 더 치명적…소비자 후생 저하 우려도

아울러 앱 마켓 사업자의 이러한 결제 및 수수료 정책은 중소규모의 모바일 서비스 제공자와 국내 스타트업에 훨씬 더 치명적이라는 관측이다.

통상 ‘디지털 자이언트’로 분류되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이용자들이 애플의 앳 마켓 iOS의 IAP를 대신해 앱의 외부에서 결제하도록 유도한다. 이들은 구글이 IAP 관련 정책을 변경한다고 할지라도, 애플의 정책에 대응한 것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대처할 정도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을 갖추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규모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구글이 정책을 변경하더라도 IAP 모듈 적용 시기와 수수료율 등을 협상할 여력이 있으나, 스타트업은 주어진 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분석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은 협상력이 있는 큰 기업과 달리 앱 마켓의 정책 변경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는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후생의 저하로 연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스타트업 업계의 입장과 달리 구글과 애플 앱 장터로 인해 얻는 여러 편익에 비해 30% 수수료 부과는 합리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구글과 애플의 장터가 없었던 시절에는 스타트업들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각국 앱 장터를 일일이 찾아 수수료를 협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수수료도 30%보다 높은 일도 많았다. 구글과 애플의 그간의 노력과 비용에 비하면 수수료 부과는 합리적인 비용이라는 것. 또한 구글과 애플의 앱 장터는 국내 스타트업 앱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 지원을 하고 있다.

한편 앱 마켓의 결제 수수료 이슈는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슈팅게임 '포트나이트'로 알려진 글로벌 게임사 에픽게임즈는 자체 시스템을 통한 직접 결제를 유도하다가 규정 위반으로 최근 양대 앱 마켓에서 게임을 삭제당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애플 두 회사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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