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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광화문집회 1차 잠복기 끝났지만…"N차 전파는 현재진행형"

등록 2020.08.2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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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광화문집회 참가자 최장 잠복기 14일 끝나

검사율 사랑제일교회 32%·광화문 집회 16% 불과

"두 사례, 이번 유행 핵심원인…방역당국에 비협조"

"다음주 하루 신규 확진 2천명 가능…유행 통제 必"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8·15 국민대회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2020.08.1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8·15 국민대회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2020.08.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가 이번 주말에 끝나지만, 이들에게서 비롯된 N차 감염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교인의 32%, 광화문 집회 참석자의 16%만이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검사자 중 감염자에 의한 N차 감염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실시한 감염병 모델링 예측에 의하면 다음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최대 2000명까지 발생하는 등 의료시스템 붕괴와 같은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정부는 8일간 강화된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는 한편, 유행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엔 언제든지 3단계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대인 접촉 최소화와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잠복기 넘었지만 검사율 사랑제일교회 32%·광화문 집회 16%…양성률 33%

정부와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최장 잠복기를 14일로 보고 있다. 인체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복기에 체내에 자리를 잡고 증식하면 증상이 발생하고,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게 되는데, 이 기간이 최장 14일이다.

앞서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의 잠복기는 종료됐다.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인 13일 교회가 무기한 폐쇄 조치된 후로 2주가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5일 광화문 광장 일대 집회에서 감염된 참가자는 14일째로 접어드는 이번 주말(29~30일)에도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8일 낮 12시 기준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추가 전파로 발생한 감염자를 포함한 관련 확진자는 총 294명이다. 이 가운데 집회 참가자는 131명, 추가 감염자는 99명, 경찰은 7명이다. 조사 중인 환자도 57명에 달한다. 지역별로 수도권에서 178명, 비수도권에서 116명이 확인됐다.

같은 시간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누적 978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교인 및 방문자는 576명, 추가 전파로 발생한 확진자는 304명,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환자는 98명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에서 912명, 비수도권에서 6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567명이 나왔으며, 경기 303명, 인천 42명, 충남 18명, 대구 12명, 경북 10명 등 전국 곳곳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교인과 집회 참가자들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방대본, 서울특별시 등은 지난 22일 사랑제일교회 현장 역학조사를 통해 교인과 방문자 명단을 추가로 확보하고, 자료 분석을 거쳐 5912건을 관리대상으로 선정했다. 5912명 가운데 검사를 받은 사람은 1902명으로, 32%에 불과하다.

사랑제일교회 현장 예배와 광화문 집회를 모두 참석한 뒤 진단검사를 받은 참석자들의 양성률이 33%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교인·방문자 639명 가운데 241명만 진단검사를 받아 7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33%에 달하는 양성률을 고려하면 미검사자 400여명 가운데 확진자가 다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대본이 통신 3사 기지국 정보와 지방 전세버스 탑승자 명단 등을 종합해 마련한 광화문 집회 관련 관리대상은 총 5만1242명이다. 이 가운데 검사자는 8036명으로 16%에 불과하다. 

이처럼 파악되지 않은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곳곳을 돌아다닐 경우 N차 전파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광화문 집회에서 촉발된 전파로 종교시설 6곳에서 61명이 감염됐다. 대표적으로 서울 동대문구 강북순복음교회에선 지난 19일 이후 15명,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성림침례교회에선 지난 24일 이후 30명이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추가 전파 장소는 25곳이며, 현재까지 15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종교시설 9곳, 요양시설·직장 각 6곳, 의료기관 2곳, 학교와 장례식장 각 1곳에서 추가 전파가 발생했다.

교인 또는 방문자로부터 감염된 접촉자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2~13일 경기도 구리 장례식장에서 도우미로 일하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70대 여성이 지난 20일 확진 판정 후 병원 이송 전 숨졌다.
[서울=뉴시스] 지난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신고된 4204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중인 환자는 19.7%인 830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신고된 4204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중인 환자는 19.7%인 830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교인·참석자, '조용한 전파' 기여…하루 신규 환자 2000명 넘을 수도"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개인 견해임을 전제하면서 사랑제일교회 또는 광복절 집회를 이번 유행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진단검사 거부도 '조용한 전파'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권 부본부장은 "조용한 전파가 지역사회에서 5월 초 이후 어느 정도 계속 있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어떤 계기로 증폭하느냐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며 "발생 규모, 시기 등으로 볼 때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가 핵심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 교인·방문자와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의 비협조적인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광화문 인근 체류자는 총 2만88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난 26일까지 5939명만 검사를 받았으며, 6973명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3284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가 위치 추적 정보와 명단 등을 종합해 잠정 확인한 집회 참석자 222명 가운데 29명은 소재 파악이 안 되거나 검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초 당국에 파악되지 않았던 광주 284번 환자는 집회 참여 9일 만인 24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환자는 최초 역학조사 과정에서 광주성림침례교회 예배 참석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일부 교인들과 집회 참가자들이 당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충남도는 28일 도내에 광화문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 행정명령을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여기에 다음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을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감염병 모델링 전문가들의 유행 예측에 의하면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다음주 하루에 800명에서 2000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지역의 감염병 재생산지수(R0)가 1.5에서 2 사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확진자 1명이 최대 2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정 본부장은 "오늘 (확진자) 300명이 내일은 600명이 될 수 있고, 그 다음엔 1200명이 될 수 있다"며 "지금 유행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기하급수적인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대본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 자정까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강화된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실시한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최대한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소에서 집단발생이 이어지고, N차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본인과 가족, 사회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선 가족 구성원들이 꼭 나가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나가지 말라고 주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다수 환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지금 역학조사로는 힘에 부친다. 무조건 접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상생활에서도 마스크를 못 쓰는 상황도 많기 때문에 마스크 의무화만으론 의미 없다. 감염 확산을 막는 방법은 거리두기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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