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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코로나19 시작된 1분기, 항공업에 '지속 일자리' 가장 많았다

등록 2020.08.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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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년 1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

항공 운송업 지속 일자리 비율 92.5%로 최고

우편 및 통신업·보험 및 연금업도 '90%' 이상

전문직별 공사업·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낮아

일자리 수 많이 늘어난 곳은 '복지·보건·교육'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공항에서 탑승구로 들어가기 위해 신분 검색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0.08.27. 0jeoni@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공항에서 탑승구로 들어가기 위해 신분 검색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업무 환경에 큰 여파를 미쳤습니다. 그전까지는 흔치 않았던 재택근무 문화를 널리 정착시켰지요. 지난 3월에는 인사혁신처의 지침에 따라 정부세종청사도 재택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중앙 부처 공무원이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노동 시장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실적이 나빠진 많은 기업이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고, 무급으로 휴가를 보냈습니다. 진행하던 채용 절차를 무기한 중단하기도, 입사한 지 1년밖에 안 된 신입 사원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일부 업종에서는 구조조정 등 정리 해고가 확산하는 등 사회적인 고통이 뒤따랐습니다.

이런 일자리 상황이 통계에는 어떻게 반영됐을까요.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2020년 1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통계는 '기업(사업)체에서 현금을 대가로 상품·서비스를 생산하는 근로자가 지키고 있는 고용 위치'를 조사합니다. 지속 일자리·대체 일자리·신규 일자리·소멸 일자리 개수가 주된 집계 대상입니다.

전년 동 분기~해당 분기 특정 기업체의 일자리가 같은 근로자에 의해 지켜졌다면 지속 일자리로 봅니다. 해당 분기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바뀌었다면 대체 일자리입니다. 해당 분기에 기업체가 새로 생기거나 그 규모가 커져 직원을 새로 뽑았다면 신규 일자리로, 기업체 소멸·사업 축소로 직원을 내보냈다면 소멸 일자리로 간주합니다.


[세쓸통]코로나19 시작된 1분기, 항공업에 '지속 일자리' 가장 많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1분기(1~3월) 지속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항공 운송업'(92.5%)입니다. 대체 일자리 비율은 4.3%에 그쳤습니다. 항공 운송업 지속 일자리 비율은 이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8년 1분기 91.0%에서 2분기 90.1%→3분기 89.6%→4분기 89.3%→2019년 1분기 88.6%→2분기 89.1%→3분기 89.0→4분기 90.7%로 바뀌어왔습니다.

항공업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업종 중 하나인데, 확진자가 처음 나온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지속 일자리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런 현상과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무급 휴가를 보내더라도 직원을 잘 내보내지 않는다. 이번 사태에도 해고 단계까지 가는 것은 일부 업체에 한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2분기 이후의 조사에서는 코로나19가 항공업에 미친 악영향이 통계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규모가 큰 항공사 직원도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면서 "항공업의 임금 근로 일자리 수 자체가 급감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케이티(KT) 직원들이 서울 광화문 사옥을 나서고 있다. 2020.07.02.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케이티(KT) 직원들이 서울 광화문 사옥을 나서고 있다. 2020.07.02. [email protected]


'우편 및 통신업'(91.5%)과 '보험 및 연금업'(90.6%)도 1분기 지속 일자리 비율이 90%를 넘겼습니다. 우편 및 통신업은 우체국, 이동 통신사 직원이, 보험 및 연금업은 보험사, 각종 연금관리공단·공제회 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모두 고용 안정성이 높고, 기업 실적이 꾸준한 것으로 알려진 업종입니다.

반면 '전문직별 공사업'(44.5%)은 지속 일자리 비율이 항공 운송업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전문직별 공사업에는 몸집이 큰 종합 건설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특정 분야 공사만 맡는 회사의 직원이 포함됩니다. 토목을 전문으로 하는 소형 건설사 등입니다. 일용직 건설 근로자를 써서 지속 일자리 비율이 낮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입니다.

음식점 및 주점업(46.6%)과 기타 개인 서비스업(53.4%)도 지속 일자리 비율이 낮습니다. 음식점 및 주점업은 식당·술집,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미용실·목욕탕·세탁소·마사지 업소·장례식장 등입니다. 정규직 근로자 수가 적고, 일을 익힌 뒤 자체 사업체를 차리는 경우가 많아 지속 일자리 비율이 높지 않은 업종입니다.


[세쓸통]코로나19 시작된 1분기, 항공업에 '지속 일자리' 가장 많았다


그렇다면 1분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업종은 무엇일까요. 신규 일자리 수에서 소멸 일자리 수를 빼 새로 늘어난 일자리 수를 계산한 결과 사회 복지 서비스업이 9만7000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통계청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한국의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는 업종"이라면서 "이 수치에는 정부의 재정 일자리도 일부 포함된다"고 전했습니다.

보건업(5만4000개), 교육 서비스업(5만3000개)도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보건업도 고령화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육 서비스업의 경우 시설 관리자·환경 미화원 등 학교 근로자의 직고용을 확대하는 정부 정책 여파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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