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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해금 연주자 장소연 "코로나속 온라인 '국악인 프로젝트' 진행 감사"

등록 2020.09.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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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Gugak in(人)'(국악인) 사업 선정

국악그룹 오뉴월의 멤버...유튜브×네이버TV 공개

[서울=뉴시스]해금 연주자 장소연(사진=본인 제공)2020.08.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해금 연주자 장소연(사진=본인 제공)2020.08.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사실 연주자들은 온전히 기획을 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원래 연주자는 연주만 하는 것이 맞지만 국공립 단체가 아니라면 요즘은 기획, 홍보, 연출 등 다양한 일을 처리해야만 한다. 가뜩이니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니 온전히 연주에 집중하지 못하고(집중이)분산이 됐다. 프로젝트에 선정되고 자신의 분야에서 프로이신 분들이 일을 진행해주시니(곡 작업이)빠르게 진행됐고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국립국악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민간 전통공연 예술가들의 공연 활동 위축과 경제적 고충 해소를 위해 지난 4월부터 공연 활동과 홍보에 필요한 뮤직비디오 제작과 프로필 촬영 등을 지원하는 'Gugak in(人)'(국악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선정된 20개의 팀의 뮤직비디오가 지난 12일부터 팀 달음의 '탈'을 시작으로 20주간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국립국악원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한 편씩 공개되고 있다.

2번째로 공개된 국악그룹 오뉴월의 '사랑가'는 이번 프로젝트 선정팀 중 최연소 멤버들로 구성됐다. 오뉴월의 멤버인 해금 연주자 장소연(25)은 '국악인' 프로젝트를 극찬했다.

그는 "팀 내에서 홍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에서의 홍보가 더 대중들에게 쉽게 정보전달이 되고 각인이 된다. 대중들은 국악원이라는 국립기관에서 국악인들을 선정해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제공해 주고 홍보까지 해줬기 때문에 더욱 신뢰가 갔다. 국악인들뿐 아니라 음악을 향유하는 많은 대중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되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국악그룹 오뉴월.(왼쪽부터) 해금 연주자 장소연과 가야금 연주자 권아람(사진=국립국악원 제공)2020.08.31

[서울=뉴시스]국악그룹 오뉴월.(왼쪽부터) 해금 연주자 장소연과 가야금 연주자 권아람(사진=국립국악원 제공)2020.08.31

양친 모두 운동을 전공했기에 그는 어릴 적부터 예체능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부모 역시 그에게 피아노부터 발레, 수영 등 다양한 활동을 그에게 경험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 중 장소연이 가장 오래 배운 악기가 재즈피아노였는데 마침 그 선생님의 부전공이 해금이었다.

"선생님이 제게 음감이 좋으니 해금을 전공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셨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해금을 배웠는데, 내 손에서부터 소리가 나는 게 신기하고 재밌어서 처음에는 놀이로 연주를 했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은 건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예요."

다소 늦은 중학교 2학년이라는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해금을 시작했지만 그는 당당히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해금 명인인 홍옥미를 은사로 모신다. 장소연은 "선생님께서는 해금을 대하는 자세와 민속악에 대한 깊이를 알려주셨고, 공연장에 자주 데려가 주셔서 동기 부여를 심어주시곤 했다. 힘들었던 학교 경쟁 속에서 엄마처럼, 할머니처럼 저에게 늘 다정하게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해금을 "애절하고 절절한 음색을 많이 드러내는 악기"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슬픈 음색만 가진 악기는 아니에요. 가볍고 신나는 음악을 연주할 때는 그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죠." 

해금은 작은 울림통과 대에 연결된 안줄과 바깥줄 사이에 활을 넣고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울림통의 한쪽은 오동나무로 만든 복판(소리가 울리는 부분)으로 막혀 있으며, 나머지 한쪽은 열려 있다. 울림통과 두 줄을 연결하고 있는 것을 원산(遠山)이라 하며, 원산의 위치에 따라 음량이 달라진다. 두 줄의 이름은 각각 중현(中絃)과 유현(遊絃)이며 명주실로 만든다.
 
[서울=뉴시스]해금 연주자 장소연(사진=본인 제공)2020.08.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해금 연주자 장소연(사진=본인 제공)2020.08.31 [email protected]


장소연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악기라고 생각한다. 원산을 이용해 원하는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다양한 음역대로 전조와 이조가 쉬워서 다양한 음악을 담아낼 수 있는 악기"라고 덧붙이며, 해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룹 오뉴월은 2017년 제9회 대학국악제에 출전하기 위해 구성된 팀이다. 원래는 소리꾼에 장구, 피아노, 가야금, 해금 연주자로 이뤄진 그룹이었지만 현재는 해금과 가야금 연주자 두 명만 남게 됐다. 오뉴월은 올 3월부터 유튜브도 시작, 새로운 자작곡과 대중음악 커버 영상 등을 공개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국악인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곡 '사랑가'는 한 소녀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고백하는 내용이다. 작사·작곡·노래를 맡은 팀의 또 다른 멤버 가야금 연주자 권아람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권아람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판소리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을 조금 더 쉽게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이 곡을 기획했다.

곡 속 주인공은 수줍어하면서도 당돌하게 사랑을 말한다. '난 널 만나기 위해 이렇게 오랜 시간 혼자였나봐. 오래 기다렸어. 이젠 내게 다가와서 날 안아줘'라는 이야기로, 첫사랑의 싱그러움과 달달함을 담고 있다.
[서울=뉴시스]국악그룹 오뉴월.(왼쪽부터) 해금 연주자 장소연과 가야금 연주자 권아람(사진=국립국악원 제공)2020.08.31

[서울=뉴시스]국악그룹 오뉴월.(왼쪽부터) 해금 연주자 장소연과 가야금 연주자 권아람(사진=국립국악원 제공)2020.08.31

권아람은 "작곡하면서 주안점을 둔 점은 밝고 설레는 분위기였다. 누가 들어도 첫사랑의 설레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그래서 멜로디를 간단하게 작곡, 상큼하고 발랄한 느낌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야금의 터치를 가볍고 통통 튀는 느낌으로 연주해 물방울이 톡톡 커지는듯한 상큼한 느낌을 연출했으며, 해금은 멜로디를 주로 연주하며 중요한 부분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장소연은 "코로나19로 공연들이 취소되고 무기한 연장돼 막막한 상황"이라며 '국악인 프로젝트'에 대해 연신 감사함을 전했다.

이번 'Gugak in(人)'의 뮤직비디오는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남한산성, 포천아트밸리, 서울식물원, 마포하늘공원, 여주 파사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명소에서 촬영해 멋스러운 풍경과 고품질의 음원을 바탕으로 영상미를 높였다.

국립국악원은 'Gugak in(人)' 사업에 선정된 20개 단체에게 팀별 최대 500만원의 단체 지원금과 음원 녹음, 뮤직비디오 제작, 홍보 등을 지원한다. 또 이들의 지속적인 국내외 홍보에도 힘쓰며, 선정작 중 우수 작품은 '21년 국립국악원 기획공연'에 초청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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