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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문희·이희준 '찐 모자' 케미 빛난다…오!문희'

등록 2020.09.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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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오!문희' 스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2020.09.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오!문희' 스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2020.09.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평화로운 충청도의 시골 마을에서 사랑하는 어린 딸이 밤늦은 시각 교통사고를 당했다. 목격자는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엄니 '오문희'와 개 '앵자'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는 엄니에게 화풀이도 했지만, 유일한 목격자인 엄니와 범인 찾기에 나선다.

영화 '오! 문희'는 연기파 배우 나문희와 이희준의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이다. 기억이 깜빡깜빡하는 엄니 '오문희'(나문희)와 물불 안가리는 무대뽀 성격의 아들 '두원'(이희준)의 '모자(母子) 케미'가 관전 포인트다.

사건은 9월 추석을 앞둔 날 밤에 벌어졌다. 두원이 집을 비우고 친구들과 유흥을 즐기는 사이, 7살 난 딸 '보미'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에서도 수사에 나섰지만 CCTV나 블랙박스에 찍힌 게 없어 좀처럼 진전이 없다.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있는 하나뿐인 딸 보미를 보며 두원의 속은 타들어간다.

그러던 중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엄니 '문희'가 뜻밖의 단서를 내놓는다. 기억이 오락가락해 알쏭달쏭한 말을 내놓지만, 그것이 사고의 단서라는 것을 깨닫고 두원은 본격적으로 엄니와 함께 범인을 잡으러 간다.

영화는 수사극을 내세웠지만, '가족 드라마' 같은 분위기로 흐른다.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 복합적이고 날 것의 감정을 갖게 되는 '찐 가족'의 모습을 들춰낸다.
[서울=뉴시스]영화 '오!문희' 스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2020.09.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오!문희' 스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2020.09.02. [email protected]

두원은 아내가 집을 나가게 한 엄니를 원망하는 마음이 한편에 있으면서도, 치매를 앓는 엄니와 딸 보미를 살뜰히 보살핀다. 딸의 사고 후 엄니에게 불같이 화내지만, 뺑소니범을 찾는 과정에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엄니 문희는 어렸을 적 두원에게 상처를 입힌 사건이 아직 마음 속 어딘가에 남아 여전히 아파한다.

가족을 둘러싼 이 같은 다양한 감정선은 나문희와 이희준의 티격태격하면서도 현실 엄마 아들같은 훈훈함을 전한다.

 역시 나문희의 59년 연기 내공은 빛난다. 진짜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치매 할매'로 완벽 변신했다. 한없이 아이같고 소녀같은 얼굴로 문제를 일으키며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때때로 기억이 돌아올땐 단호하면서도 눈빛에 슬픔이 배인 엄마로 돌아온다. 직접 트랙터까지 몰며 추격 액션도 펼친다.

[서울=뉴시스]영화 '오!문희' 스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2020.09.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오!문희' 스틸.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2020.09.02. [email protected]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강렬한 인상과 달리 '시골 남자'로 푸근하면서도 유쾌함을 전한다. 다혈질로 욱하며 소리지르는 모습부터 딸의 사고에 슬퍼하는 동시에 분노하는 다양한 눈물 연기까지 감정을 이끄는 부성애를 보여준다. 특히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희준의 금쪽같은 딸 보미 역의 이진주도 귀여운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엄니 나문희와 아들 이희준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수사극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야기가 길어진다는 인상이 짙다.

정세교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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