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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규제 피한 오피스텔 '풍선효과' 나타나나

등록 2020.09.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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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전국 오피스텔 1만8992건 거래…전월 대비 28% 증가

아파트 규제 집중→오피스텔 수요 증가→거래량·가격 상승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0.08.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0.08.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아파트와 유사한 평면을 갖춘 주거형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어요."

지난 2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택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오피스텔에 매매 수요가 늘어났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이 대표는 "오피스텔은 양도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며 "목이 좋은 곳의 오피스텔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 여파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거래가 위축됐지만, 오피스텔 거래가 늘고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편중돼 있다 보니 비교적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했으나, 오피스텔은 양도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주택 수요가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또 아파트 청약 문턱이 워낙 높다 보니 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 7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이 급증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1만8992건으로, 지난 2018년 3월 2만331건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올해 오피스텔 거래는 ▲1월 1만4026건 ▲2월 1만4132건 ▲3월 1만3706건 ▲4월 1만1204건 ▲5월 1만281건 ▲6월 1만4730건으로 1만5000건을 밑돌았으나, 7월에 급증하면서 전월 대비 28.9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6058건 ▲서울 5531건 ▲부산 1909건 ▲인천 1902건 ▲대구 877건 ▲광주 517건 순으로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거래량이 많았다. 이어 ▲충남 412건 ▲경남 363건 ▲울산 30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오피스텔 매매가도 상승했다. 7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약 2억345만원으로, 전월 대비 약 14.13% 올랐다. 올해 월별 평균 매매가 상승률이 0%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상승폭을 보인 셈이다.

0%대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자금이 비교적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에 몰리면서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정부가 내놓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데다, 별도의 청약자격이 필요 없어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7·10 대책 발표 이후 오피스텔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의 취득세와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을 대폭 강화했지만,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의 경우 투기지역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 대출이 막히고 기존 전세대출도 상환해야 하는 반면, 오피스텔은 담보대출이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자금이 주택에 비해 규제 문턱이 낮은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인 오피스텔에 집중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중에 풍부한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아파트보다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아파트만 규제하다 보니 전월세가격이 비교적 낮은 오피스텔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파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오피스텔 등 다른 주택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수요 억제 대책이 계속되면서 규제 덜한 오피스텔에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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