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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北핵무기, 50~100개 추정…자위적 수단 넘어" VOA

등록 2020.09.03 08: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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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200~300개 보유 목표"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27일 '조국 해방전쟁 67주년'을 맞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한 사진과 함께 연설문을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다" 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다"고 밝혔다. 2020.09.03.(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27일 '조국 해방전쟁 67주년'을 맞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한 사진과 함께 연설문을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다" 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다"고 밝혔다. 2020.09.03.(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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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북한이 핵무기 보유수를 크게 늘려 역내 패권국이 되려는 목표를 세웠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3일 보도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953년 이래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기 어려웠던 것은 북한 핵무기 때문이 아니라 서울을 직접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때문이었다"며 "북한이 1차 핵위기 당시 미국의 정밀 타격을 피한 것도 수도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배경을 고려할 때 50~100개 사이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무기 수는 억제용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것으로, 실제 목적은 주변국에 강압적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역내 패권국이 되려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심각한 대가를 치르면서도 핵무기 200~300개 보유를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수준의 핵 역량을 갖춰야 주변국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역내에서 마치 '고구려'와 같은 지위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베넷 연구원이 북한의 목표로 제시한 200~300개 핵무기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수에 맞먹는 수치다. 북한이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고 내부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는 것은 억제력 확보에 그치지 않고 미국 본토 위협을 통한 한미동맹의 파기 등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핵 무력 강화를 통해 지역 패권국 지위를 노리는 중요한 이유로 '중국 변수'를 들기도 했다. 북한의 적은 역사적으로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며, 북한 핵은 중국 견제용 성격도 강하다는 것이다.

VOA는 북한 핵무기가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수동적인 개념을 벗어나 훨씬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에 미국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고 했다.

수미 테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 프로그램은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을 넘어선다"며 "결국 비공인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체제 보장은 물론 경제적 지원까지 받았던 파키스탄을 역할 모형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테리 연구원은 더 나아가 북한의 최종적인 관심사는 옛 소련과 같은 핵 강국으로 부상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군축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 미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지만 미국을 협상에 임하게 할 정도의 핵 무력 국가로 인정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고자 한다면 이는 핵 협상이 아니라 핵 군축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여전히 핵 강국으로서의 권위를 인정받고 싶어 하고 그런 지위를 바탕으로 미국과 비핵화가 아닌 전략무기 제한과 감축에 대한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핵무기가 ‘협박 외교’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됐다고도 했다.

다만 쑨 윤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무기가 장기적으로 훨씬 큰 목적에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자위적 수단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

한편, 북한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미국 등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차단하기 방어용 수단임을 강조해 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27일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북한의 안전과 미래가 담보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춘일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는 2016년 외국이 북한 주권을 침해할 때 억제하는 목적 이외에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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