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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에서 '공모주'로…2030 투자지형도 바뀌었다

등록 2020.09.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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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보다 카카오게임즈, 3년 새 청년 2배↑

카톡 종목스터디·유튜브 구독·청약률 예측도

부동산 광풍과 대조적…주식에 눈돌린 청년들

'분양권'에서 '공모주'로…2030 투자지형도 바뀌었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3000만원 마이너스 통장도 미리 파고 해당 증권사 계좌도 미리 개설했다. 이번엔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

34세 직장인 이모씨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지난 1일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올해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이 씨는 '주린이(주식 어린이)'다. 그는 소소하게 가치주 위주로 주식투자를 해오다 지난 6월 올해 IPO(기업공개) 대어로 여겨진 SK바이오팜으로 공모주 청약에 처음 도전했다. 하지만 준비 부족으로 1주도 배정받지 못한 채 수수료만 잃었다.

이 씨는 "당시 공모주 청약이 무엇인지도 몰라 당일에 부랴부랴 준비하던 기억이 난다. 증권사 고객센터에 문의하려 해도 전화가 계속 먹통이라 당황했다"며 "당시 100만원이면 될 줄 알고 급히 마이너스 통장을 파서 청약을 넣었는데 1주도 배정 받지 못하고 오히려 수수료만 뜯겼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SK바이오팜 주가가 오르는 걸 보면서 카카오게임즈를 준비해왔다"며 "투자카페에도 가입하고 종목 토론방 게시물도 읽으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279.97)보다 31.89포인트(1.4%) 오른 2311.86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35.35)보다 11.93포인트(1.43%) 오른 847.28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4.1원)보다 5.3원 내린 1188.8원에 마감했다. 2020.08.0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279.97)보다 31.89포인트(1.4%) 오른 2311.86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35.35)보다 11.93포인트(1.43%) 오른 847.28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4.1원)보다 5.3원 내린 1188.8원에 마감했다.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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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모주 청약을 비롯해 주식 투자에 눈 돌린 청년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 등 실물 투자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저금리 장기화로 적금 수익률도 마땅치 않자 자산 증식 수단을 증권시장에서 찾은 것이다.

올해 SK바이오팜을 비롯 공모주 청약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자 지난 1일 카카오게임즈와 이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투자를 준비하는 청년들이 목격된다. 주식투자 카톡(카카오톡)방에서 친구들과 종목 스터디를 하는가 하면 청약에 앞서 경쟁률을 예측해보는 식이다. 유명 주식 유튜버 채널을 구독하고 투자책을 구매하는 청년들도 늘어났다.

실제로 올해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 2030세대 참여가 급증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참여한 연령대는 30대가 28.8%로 가장 많았다. 40대 27.4%, 50대 19.5% 순으로 집계됐다. 20대는 9.1%다.

청년 참여가 늘어나는 분위기는 지난 SK바이오팜부터 나타났다.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시 세대별 청약 참여 비율은 30대 25.20%로 40대(28.04%)보다는 적지만 50대(22.76%)를 앞섰다.

이런 청년들의 참여는 지난 2017년 4월 청약을 진행한 넷마블과 대조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넷마블 청약 당시 30대는 전체 청약 참여자의 14.40%로 40대(19.89%)와 50대(22.84%)보다 적었다. 심지어 20대는 1.8%에 불과했다. 즉 3년 만에 2030세대 청약 참여율이 2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일 경기 김포시 걸포3지구 GS건설 한강메트로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예비 청약자로 붐비고 있다. 2017.05.20. (사진 =GS건설 한강메트로자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일 경기 김포시 걸포3지구 GS건설 한강메트로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예비 청약자로 붐비고 있다. 2017.05.20. (사진 =GS건설 한강메트로자이 제공) [email protected]



이는 지난 2016~2018년 청년들 사이에 부동산 투자 광풍이 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부동산 규제 완화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물론 심지어 토지까지 분양이 활발한데다 이후 가격도 급등하자, 청년들이 '묻지마 청약'에 뛰어드는 모습이 다수 목격됐다.

청약률이 수백에서 수천대 1에 달하는 단지까지 나오자, 분양권에 '당첨만 되면 로또'란 말까지 나왔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점에서 당첨된 뒤 일정기간 지난 뒤 팔아 시세차익을 챙기는 식이었다. 청년들이 부동산 투자설명회를 찾거나 동아리에 가입해 스터디하는 사례도 있었다.

직장인 강모씨(32)는 5년 전 분양한 경기 용인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당시 전매 제한이 없어 이를 10개월 뒤 팔아 약 1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강 씨는 "분양권을 팔아 수익을 거뒀던 경험으로 이번에도 부동산 투자를 해보려고 알아봤지만 지금 갖고 있는 자금으로는 택도 없었다"며 "작년 말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고 올해 리츠(부동산 간접투자·REITs) 공모주 청약을 넣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은 것 같다. 투자할 만한 다른 종목은 뭐가 있는지 공부 중"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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